돈도 새끼를 친다.

바로 이자다.

돈값에 해당하는 이자율(금리)은 돈에 대한 수요과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

기존 금리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기업의 자금수요였다.

경기가 풀려 돈에 대한 수요가 늘면 금리는 올랐다.

금리가 뛰면 생산비(금융비용)가 증가해 기업은 생산을 억제하게 된다.

이는 다시 금리를 떨어뜨리는 압력으로 작용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시대에 접어들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환율과 재정이 기업수요보다 금리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 IMF 이전 =시중금리는 전통적으로 기업의 자금수요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기업이 자금을 얼마나 필요로 하는가에 따라 금리가 오르내렸던 것이다.

기업 자금수요는 매출이 호조를 보일 경우 줄어든다.

또 설비투자가 늘 경우 증가한다.

LG경제연구원의 윤종일 선임연구원은 "통상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 수익률
(금리)은 설비투자가 둔화되고 수출이 증가할 경우 하락세를 보여 왔다"고
설명했다.

<> IMF 이후 =지난 1.4분기중 수출은 늘어난 반면 설비투자는 30% 이상
줄었다.

그럼에도 회사채수익률은 연평균 21%의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업 자금수요가 금리에 미치는 영향이 현격하게 줄어든 것이다.

대신 환율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정부와 IMF는 외환위기 탈출을 위해 인위적인 고금리정책을 유지해 왔다.

돈은 금리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흐르기 마련이다.

국경을 넘나드는 외환도 마찬가지다.

외환을 끌어들이기 위해 고금리란 미끼를 던진 것이다.

최근 금리하락 추세에는 환율급락이 한몫하고 있다.

당분간 환율이 금리를 주도하는 양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향후 전망 =하반기 가장 핵심적인 자금수요처는 정부다.

정부는 구조조정을 돕기 위해 내년까지 50조원의 채권을 발행,시장에서
돈을 빌릴 계획이다.

이에따라 정부의 채권발행이 향후 금리를 좌우하는 관건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국채발행은 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향후 금리는 3.4분기중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현재의 금리 하향안정세는 일시적인 현상이란 얘기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