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환율이 널뛰기를 하고 있다.

"시장개입설"이 나오는가 하면 "립 서비스"하는 해석이 교차하면서 엔화가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4일 도쿄외환시장에서는 엔화가 약세로 출발, 한때 달러당 1백46엔대로까지
떨어졌었다.

하지만 미야자와 대장상의 시장개입 의사표명이 나오면서 상황이 급반전
됐다.

곧바로 달러당 1백44엔대 초반으로 뛰어올라 하루에 2엔 가까이 움직이는
요동을 쳤다.

아침가지도 시장에선 일본통화당국의 시장개입은 없을 것이라는 게 정설
이었다.

그도그럴 것이 새 경제팀의 수장인 미야자와 대장상이 지난달 31일 "엔화를
시장에 맡기겠다"는 뜻을 너무나 분명하게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나서서 시장에 협조개입하더라도 그 효과는 일시적이기 때문에
시장개입으로 상황을 속일 수는 없다는 게 미야자와 대장상의 의중이다.

엔화를 방어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악화되자 발언이 뒤집혔다.

미야자와 대장상은 4일오전 각료회의가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개입이
필요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시장경제가 순조롭게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개입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엔화가 계속 떨어지면 시장에 들어가겠다는 말이었다.

시장에서는 "미야자와 대장상이 먼저의 발언을 뒤집었다"며 "한때 과잉반응
을 보였던 엔화환율이 조정단계로 들어갔다"고 분석하고 있다.

노나카 관방장관과 다나미 대장성 사무차관도 지원사격을 했다.

노나카 장관은 "과도한 엔약세가 일본은 물론 아시아와 세계경제에 바람직
하지 않다"며 "환율동향에 맞춰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나미 차관도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제때에 적절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내수회복의 관건인 영구감세도 늘리기로 했다.

미야자와 대장상은 경기회복을 위한 항구감세규모를 소득/주민세에서
4조엔, 법인세에서 2조엔 이상 등 모두 6조엔 이상으로 확정했다.

문제는 잇달은 이같은 발언이 과연 진심이냐는 데 있다.

실제로 일본정부가 시장개입에 나설 것이냐는 점이다.

만일 시장개입에 나서지 않는다면 당분간은 엔화가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경기부양 조치가 효과를 내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뿐 아니라 금융개혁도
별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달러당 1백40엔대 후반으로 치달아 1백50엔도 곧 무너질
것이라는 게 시장의 분위기다.

이런 정황으로 보아 일본정부가 실제로 시장개입에 나설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늘어나고 있다.

다만 엔을 강세로 돌리는 정도까지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추가적인 하락을 막는 정도가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kimks@dc4.so-net.ne.j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