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주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도 침체국면으로 들어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제기
하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가들의 시각은 대체로 다음 4가지 시나리오로 정리된다.

이중 3개가 경기둔화나 침체를 예상하는 시나리오다.

<>시나리오 1 : 아시아 및 러시아경제위기 심화-미주가 폭락-경기침체

아시아와 러시아 경제가 더욱 나빠질 경우 세계금융시장은 혼란에 빠진다.

미국증시가 폭락하고 소비심리가 얼어붙는다.

미국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이 줄어들면 미국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은 불가피하다.

<>시나리오 2 : 연내 금리인상-내수감퇴-경기하강

금융당국이 인플레예방을 위해 금리를 올릴 경우 자동차 주택 등 내수위축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금리인상이 실물경기에 영향을 주는데는 6개월정도의 시차가 있어
경기둔화는 내년부터 본격화된다.

<>시나리오 3 : 내수활발.수출 감소-경기감속

아시아경기 침체가 지속돼 이 지역의 미국상품수요가 계속 줄어든다.

수출감소는 내수로 어느정도 커버되겠지만 경기둔화는 피할 수 없다.

이 경우 미경제 성장률은 1~2%대에 머물게 된다.

<>시나리오 4 : 내수양호, 금리 불인상-경기호황지속

수입 상품 가격 하락으로 물가는 계속 안정되고 금리 인상압력도 줄어든다.

경기호황이 이어진다.

미경제는 올해 전체로 3~4%의 연간 성장률을 기록한 다음 내년에도 3%대의
호황을 유지한다.

이중 어느 시나리오가 현실화될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경기둔화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높다.

최근의 부진한 경기지표들이 그 근거다.

제조업계 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구매관리자협회의 제조업 경기지수는
지난 7월 49.1로 전달보다 0.5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연속 2개월째 50포인트 이하에 머물러 제조업계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지수는 50이상이면 경기확대를, 50이하이면 경기축소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지난 6월 미국의 개인소득 증가율은 0.2%로 3년반 만에 가장 낮았다.

저축증가율도 0.2%로 월별저축 통계가 시작된 지난 59년이후 최저였다.

물론 경기호황이 지속될 것임을 보여주는 지표들도 많다.

개인소비가 여전히 튼튼하고 건설경기도 양호하다.

문제는 경기둔화를 예고하는 지표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시나리오 3"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이 경우 하반기 성장률은 1~2%대에 머물 것이라는 관측이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