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백년만의 양쯔강 대홍수"가 중국경제를 뿌리채 뒤흔들고 있다.

매년 7월말~8월초에 열리는 중국 최고위 인사들의 여름 비밀 회동인
베이다이허 회담도 무기연기 되고 있다.

우한과 이창 난징시 등에서는 대부분 산업시설이 이미 멈춰섰고 농경지의
침수면적은 사상 최대인 4천만ha에 육박하고 있다.

세번째의 물마루가 우한지역을 통과한 5일부터 네번째의 물마루가 닥칠
8~9일까지가 대홍수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들어 두번째 태풍 ''오토''호가 남부지방에 이미 상륙해 최악의
상황에 대비, 당국은 주민 대피계획을 수립하는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홍콩등지의 일부 외신들은 중국당국의 비공식적인 통계를 인용 "양쯔강
유역에서 3천여명의 사망 실종자가 생기고 3억명 가량의 수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4천만ha의 농경지가 침수돼 올해 곡물생산량이 30%
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외신들은 심지어 "중국 공업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양쯔강 유역의
홍수로 중국의 거시경제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고 지적하고
"중국당국이 이를 극복하기위해 위안화의 평가절하 시기를 앞당길지 모른다"
는 성급한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홍수사태, 곧 중국경제위기"라는 얘기다.

우선 중국당국이 그토록 집착해온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8%가 당장
물건너가버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문에 중국 고위지도자들은 양쯔강의 홍수방제에 국가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은 온자바오 국무원부총리를 현지에 상주시켜 양쯔강
유역의 성시행정기관과 군을 총지휘토록 하고 있다.

매년 7,8월경 베이다이허에서 열리던 중국 최고위층의 비공식 계파간 의견
조율회의도 무기연기되고 있다.

한편 장시성 지우장 부근의 양쯔강 제방이 이미 붕괴됐으며 당국은 제방
통제노력을 포기했다고 현지 기자가 AFP통신에 밝혔다.

지우장과 인근 뤼창시 홍수통제소 관리들은 양쯔강 주요제방이 붕괴됐다고
밝혔으나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홍수의 위협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후베이성은 최근 고위층 긴급회의를
열고 기존의 ''홍수의 완전방지 및 제방의 완전보호'' 방침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양쯔강 제방의 ''안전'', 우한 등 주요도시의 ''안전'', 국민의 생명및
재산의 ''안전''을 확보하는 ''3개 안전확보''로 조정했다.

또 양쯔강 홍수통제본부는 후베이, 후난, 장시, 안후이 등 중/하류 지역
5개성에 대해 주민 비상대피계획을 마련하라고 시달했다.

이번 홍수사태로 중국경제가 휘청거리는 것은 물론 국제곡물가의 폭등 등
세계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베이징=김영근 특파원 ked@mx.cei.gov.c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