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hacker)"는 뛰어난 컴퓨터 실력을 이용해 남의 컴퓨터시스템에
불법침입, 자료를 훔치거나 파괴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원래 뜻은 자신이 직접 컴퓨터를 만들고 모든 프로그램을 실행시킬
수 있는 컴퓨터전문가 내지 컴퓨터광을 말한다.

이런 의미에서 농구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우려 하고 즐기는 사람을
"농구해커"라 부를 수 있다.

교보생명 "해커스"는 농구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으려는 열성적인
농구해커들이 지난 96년 만든 동호회다.

현재 회원은 30여명.

해커스는 창단 첫해 YMCA가 주최한 직장인 농구대회 리그전에 참가,
연전연패를 기록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리그가 계속될수록 해커스의 플레이는 일취월장했다.

리그가 끝난뒤 전체승률이 50%에 달했을 정도다.

올해도 50여 직장팀이 참가한 상반기 리그에서 3승3패의 성적으로 중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해커스 회원들 각자가 서로의 마음을 잘 읽기 위해 노력했던 결과였다.

또 평소에 회원들간의 화합을 통한 세트플레이에 중점을 두었던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연습이 끝난 뒤 미팅을 갖고 선후배간의 우정을 돈독히 하고 농구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매주 일요일마다 농구 기초기술을 닦는 것외에도 하계와 동계 두 차례에
걸쳐 합숙훈련을 실시한다.

해커스는 사내 다른 동호회에 비하면 아직 3년도 채 안된 새내기 동호회다.

그러나 활동력 만큼은 어느 동호회에 뒤지지 않는다.

다른 회사 직장인들과 많은 친선경기를 갖고 경기가 끝나면 뒷풀이 자리에서
회사홍보에도 열을 올린다.

IMF관리체제 이후 대부분 직장이 그렇듯,더욱 힘들어진 업무현장에서
해커스회원들은 경기할 때의 맨투맨정신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호쾌한 3점슛을 펑펑 쏘아대며 승리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김준호 < 교보생명 해커스회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