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마가 할퀴고 간 자국은 처절했다.

잠정 집계된 수해업체는 5백87개사, 이들이 직접 입은 피해만 해도
5백76억원에 달한다.

생산과 수출차질까지 합할 경우 피해액은 훨씬 더 크다.

농작물은 3만8천9백12ha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도로마저 유실돼 채소 반입물량이 급감, 가격이 폭등했다.

철도 국도 선박등 물류 관련 시설이 절름발이상태다.

전체 경제 피해는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분야별 피해상황과 정부지원대책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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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부터 내린 폭우로 전국의 농작물피해가 극심한 것으로 집계됐다.

9일 농림부에 따르면 벼등 농작물은 3만8천9백12ha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또 유실 또는 매몰된 농경지는 6백84ha에 달했다.

비닐하우스는 4천6백65동 2백56ha가 파손됐고 <>축사 74동이 무너졌으며
<>닭등 43만5천마리의 가축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작물중 상추 열무 시금치 쑥갓 부추 파 등 시설채소류 피해가 특히
심각했다.

주산지인 경기도 고양과 파주 남양주 등 경기북부지역이 이번 폭우로
큰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이 지역 채소류의 60%가 유실되거나 물에 잠겨 상품성을 잃었다.

또 한창 출하기를 맞은 강원 춘천지역의 오이와 호박 등 과채류도 전체의
30% 가까이 공급이 줄어들었다.

쌀 수급에도 일단 비상이 걸렸다.

아직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기상이변이 계속될 경우 올해 쌀작황이 예년
수준을 밑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농림부 당국자는 이날 "벼가 본격적으로 자라는 지난 6월부터 8월초까지의
일조량이 올해의 경우 3백시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보다 1백25시간 줄어든 일조량이다.

특히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벼멸구 등 병해충발생이 예년의 5배에 달하는
등 벼피해가 크게 우려되고 있다.

호우피해와 생육 부진이 지속될 경우 2년째 계속된 대풍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게 농림부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올 작황은 지난해 3천7백84만섬의 80%대 수준인 3천3백만섬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농림부는 현재 7백50만섬에 이르는 쌀재고량 덕분에 단기적인
쌀 수급은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 고기완 기자 dada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