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마가 할퀴고 간 자국은 처절했다.

잠정 집계된 수해업체는 5백87개사, 이들이 직접 입은 피해만 해도
5백76억원에 달한다.

생산과 수출차질까지 합할 경우 피해액은 훨씬 더 크다.

농작물은 3만8천9백12ha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도로마저 유실돼 채소 반입물량이 급감, 가격이 폭등했다.

철도 국도 선박등 물류 관련 시설이 절름발이상태다.

전체 경제 피해는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분야별 피해상황과 정부지원대책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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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가 태부족하다.

집중호우로 서울 근교 경작지가 상당수 물에 잠긴데다 교통이 끊겨
채소반입에 막대한 차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형유통업체건 소규모 야채가게건 필요한 물량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애를 태우고 있다.

이에따라 값도 연일 치솟고 있다.

열무 얼가리 시금치 상추 등서울근교 반입품목뿐 아니라 고냉지 작목인
배추 무 값도 일제히 뛰었다.

미도파 상계점에서는 최근 1단에 1천원선에 팔리던 얼가리가 9일
2천원으로 급등했다.

시금치는 1단이 8백원에서 1천2백원으로,미나리는 1천원에서 1천3백원으로,
부추는 7백50원에서 1천3백원으로 치솟았다.

한화스토아 중계점에서는 며칠전까지 1단에 2천원 하던 열무가 5천원으로,
부추 1단은 9백원에서 1천3백원으로 치솟았다.

시중에서는 이날 상품 기준으로 무는 1개에 1천~2천원, 배추는 1포기에
2천~3천원에 팔렸다.

이는 호우가 시작되기 전에 비해 50% 가량 오른 값이다.

휴일을 앞둔 8일에는 무 배추의 가락시장 반입이 평소의 절반으로
줄었다.

이날 배추(상품) 경락가격은 5t 트럭 1대분이 3백25만원.

하루전 1백50만원에서 2배이상으로 치솟았다.

경동시장내 대성상회의 경우 열무 얼가리 상추 실파 등 잎채소를 평소의
3분의1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주로 의정부 퇴계원 등 경기북부에서 위탁재배, 반입했으나 비로 경작지가
잠겼기 때문이다.

가게 주인은"진열대가 텅 비어 있는데도 가져올 물건이 없어 며칠째
운송차량을 놀리고 있다"고 털어놨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타점은 평소 야채매장에 열무와 얼가리를 하루
1백20단씩 내놓았다.

그러나 8일과 9일엔 물량이 각기 50단에도 미치지 못했다.

야채매장 관계자는 "값이 워낙 치솟아 수요도 위축될 것 같다"면서
"현재로선 별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