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이름을 빌려주었다가 그 처리문제로 고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울산에 사는 김씨가 바로 그런 경우라고 하겠습니다.

김씨는 울산에서 주택사업을 하고 있는 삼촌의 부탁을 받고 95년 10월부터
삼촌 회사에 이름을 빌려주었는데, 삼촌은 김씨를 대표이사인 것처럼 해서
사업을 해왔습니다.

물론 김씨는 명목상 대표이사라는 직함은 갖게 되었지만 회사의 모든 일은
예전처럼 삼촌이 전권을 가지고 처리하였습니다.

그런데 몇달전에는 회사가 발행한 어음과 수표가 부도나 김씨 자신이 구속될
수도 있다고 삼촌이 얘기하는 바람에 돈까지 몇천만원이나 삼촌회사에 투자
하게끔 되었습니다.

김씨는 삼촌이 하자는 대로 계속 했다가는 더 큰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
작년 8월에 삼촌에게 자신의 이름을 회사에서 빼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삼촌은 김씨로부터 이런 부탁을 받고도 계속 김씨 명의로 어음과
수표를 발행해 이를 사용하고 있고, 또 아직 김씨가 회사 대표이사인 것처럼
해서 사업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씨의 경우처럼 만일 김씨의 삼촌이 계속 김씨 이름을 사용하다가 부도라도
나게 될 때, 김씨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또 그동안 삼촌 때문에 입은
손해를 삼촌으로부터 배상받을 수 있는지에 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김씨는 비록 회사 대표이사로 되어 있기는 하지만 회사의 실질적인 업무를
담당하지 않았고 회사와 아무런 관계가 없기 때문에 회사의 행위에 대해
책임질 필요는 없습니다.

그 이유는 김씨가 대표이사의 명의를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어음을 실제로
발행한 사람이 삼촌이며 또 실질적인 기업주도 삼촌이고 김씨는 단순히
이름을 빌려준 사람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김씨는 어음이나 수표의 부도로 인하여 문제가 생기더라도 자기가
한 일이 아니라는 것만 증명할 수 있다면 민.형사상의 책임을 부담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렇게 책임을 면하기 위해서 김씨로서는 자신이 회사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점을 보다 분명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위해 회사에 대해서 그동안 삼촌의 부탁을 받아 이름을 빌려주었지만
자신은 회사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적은 서면을 내용증명
으로 회사에 보내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한편 김씨의 삼촌이 김씨가 허락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김씨의
이름을 임의로 사용하고 있다면 이러한 행위는 우리 형법상 유가증권위조
사문서위조 등의 죄를 범하는 것이 됩니다.

따라서 김씨는 삼촌에게 자신의 이름을 함부로 쓰면 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줘 삼촌이 더이상 김씨의 이름을 도용하지 않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 변호사.한얼종합법률사무소 hanollaw@unitel.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