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릴라성 집중호우 때문에 기상청이 "벙어리 냉가슴"이다.

오보가 양산되고 있어서다.

특히 집중호우가 10여일이상 전국에서 신출귀몰을 계속하자 망연자실한
상태다.

마치 신창원이 관내에 나타나지 않기만을 바라는 경찰처럼 "또 비가 오면
어떻게 하나"하는 심정뿐이다.

기상청이 가슴앓이를 시작한 것은 지난 7월 중순.

우선 기상청은 6월 초순에 장마예보를 하면서 7월 중순쯤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가 첫번째 헛다리를 짚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기상청은 "병가의 상사"라며 애써 자위했다.

하지만 7월 31일부터 게릴라성 집중호우라는 강적을 만나면서 기상청은
자신감을 잃는 지경에 이르렀다.

겁을 너무 먹다보니 기상청은 요즘 딱부러진 예보는 거의 내지 않는다.

예컨대 "비나 소나기가 내리겠다"면서 "집중호우가 내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식이다.

낡은 기상장비를 비웃기라도 하듯 날마다 치고 빠지는 게릴라성 집중호우를
보며 기상청은 내년 슈퍼컴퓨터가 생기면 보자며 분을 삭이고 있다.

< 류성 기자 sta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