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독일의 숨은 챔피언 회사들이 추구하고 있는 전략의 공통점을
알아보자.

그것을 간추리면 대체로 다음과 같다.

첫째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점은 명확한 "집중전략"이다.

"우리는 xx분야의 전문가다" "우리는 작은 시장의 거인이 되려고 한다"
"우리는 다른 업종을 넘보지 않는다" 등등의 말을 이들은 하고 있다고 한다.

즉 이들은 자기회사의 핵심적인 강점에 집중하며 또한 그것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그 결과 이러한 핵심적인 강점은 이 회사들의 믿음직스러운 전략적 경쟁
우위가 되고 있다.

이러한 전문화 및 집중화가 이들의 성공비결중 하나인 것으로 보인다.

둘째 "숨은 챔피언"들은 철저하게 고객들의 요구에 맞게 일을 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있다.

그로 인하여 이들은 제품의 품질 서비스, 고객지향정신 등의 면에서 경쟁사
들을 압도하고 있다.

셋째 이 회사들의 또 하나의 두드러진 특징은 시장과 기술에 비슷한 비중을
둔다는 것이다.

즉 지나치게 시장에만 치우치지 않으며 동시에 기술의 힘만을 맹신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대기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술편향 또는 시장편향의 흠이 없으며
시장과 기술이 똑같이 중요한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그래서 예를 들어 신제품을 개발할때 마케팅부문과 연구개발.제조부문이
서로 비슷한 정도의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즉 이들은 기술중시회사이며 동시에 시장중시회사다.

넷째 이러한 기술과 시장에 대한 균형감각은 전문화된 제품 및 기술정보
(노하우)를 전세계에서 판매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에 있어 고객지향이란 판매.서비스망 또는 현지생산을 통해 고객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 회사들은 평균 10개의 해외자회사를 갖고 있는데 이것은 중소기업치고는
매우 많은 것이다.

또한 이들은 그 뚫고 들어가기 어려운 일본시장에도 상당히 많이 진출하여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이들을 "세계적인 작은 거인들"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다섯째 "숨은 챔피언"들은 마케팅전문가는 아니지만 고객지향정신은 대기업
보다 더 강하다.

예를 들어 고객과 직접 접촉하고 따라서 고객의 욕구와 필요를 더 깊이
아는 이들 회사직원의 비율은 대기업보다 훨씬 높다.

반면에 이들은 마케팅 전문지식이 부족하고 마케팅부서나 시장조사부서를
갖고 있지 않은 경우가 태반이다.

마케팅전문가가 아닌 고객전문가라고나 할까.

우리의 경험에 따르면 참다운 고객지향정신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서
더 뿌리를 잘 내리는 것 같다.

이런 뜻에서도 현재의 우리나라 대기업은 더 과감히 분권화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여섯째 전략적 제휴가 하나의 유행처럼 된 이 시대에 이 회사들은 스스로의
힘과 능력에만 의존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생산 연구개발분야에서는 물론이고 해외시장에 들어갈 때도 되도록
남의 힘을 빌리지 않으려고 한다.

이들이 이러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품질관리를 철저히 하고 회사의 기술정보
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원가면에서 회사에 불리한 결과를 낳을 수 있으므로
앞으로는 면밀히 재검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필화 < 성균관대 교수. 경영학 phyoo362@unitel.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