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당권도전 여부를 놓고 장고해 왔던 김윤환 전부총재가 10일
"전당대회에서 이회창 명예총재를 우리 당을 이끌어갈 총재에 추대하기로
했다"며 과건 몇차례의 "킹메이커"에서 이제 "당권메이커"를 자임하고
나섰다.

이번 만큼은 총재경선에 출마하겠다며 남달리 집착을 보였던 허주
(김전부총재의 아호)가 이같이 입장을 바꾼 것은 현 정국 및 시대적 상황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밑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성명에서 "시대적 상황이 지역 대표성이나 정치적 경륜보다는 21세기
새로운 정치를 열어갈 상징성을 갖춘 지도자가 필요한 때"라고 말해 현
시점에서 자신에게는 정치적 "한계"가 있음을 인식한 듯한 느낌을 갖게했다.

그는 이어 "저 김윤환은 언제나 그래왔듯이 "무엇이 되기"보다 "필요한
역할"을 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허주는 그동안 한나라당이 정체성을 회복, "야당다운 야당"이 돼야 하며,
이를 위해 현 야당의 지지기반인 영남과 수도권이 뭉쳐야 한다는 논리를
전개해 왔다.

그는 이번 전대를 계기로 수도권과 영남세력을 주축으로 당내 주류를 형성해
나가겠다는 생각을 굳히고, 수도권의 이회창, 대구.경북의 자신, 부산.경남의
이기택 3자간 연대를 성사시키기 위해 막후 조정에 적극 나설것으로 관측된다

< 김삼규 기자 eske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