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0일 오후 3당 총무회담을 갖고 국회를 조기정상화시키기로 했다.

또 11일 국회본회의에서 ''재해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 국회차원의
수해복구 지원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여야는 그러나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 부의장 선출, 총리임명동의안의 처리
절차와 관련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날 국회의장실에서 경선으로 선출된 한나라당 박희태 원내총무와 상견례를
겸해 열린 총무회담에서 여야는 그러나 금명간 쟁점 현안들에 대한 본격적인
절충을 벌이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따라 이르면 이번주 중 국회가 원구성과 국무총리임명동의안 등을
처리하고 내주부터는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회담에서 여야 총무는 극심한 호우에 따른 피해로 국회 차원의 수해
지원 특별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금융기관 및 기업구조조정 관련 법안,
추경예산안 등 각종 민생법안 처리가 시급하다며 국회의 조기 정상화가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국민회의 한화갑 총무와 자민련 구천서 총무는 국회정상화를 위해 본회의가
속개되는대로 곧바로 총리인준안을 맨먼저 처리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박 총무는 부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 선출 등 원구성과
총리인준안 처리 등 관련 쟁점들의 "일괄 타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나라당은 총리임명동의안을 "볼모"로 상임위원장 배분에서 이른바
"노른자" 상임위를 차지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는 셈이다.

핵심 상임위인 운영위와 법사위 재경위 예결위 등을 원내 다수당이
차지하겠다는 계산이다.

반면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총리인준에 관한한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의석비율에 따라 상임위를 8대8로 반분하는 원칙에는 이의가 없는 상태다.

한 총무는 "상임위장 배분과 총리 임명동의안을 연결짓는 것은 일의 순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구 총무도 "이미 약속한대로 부의장단 선출-총리인준-상임위 구성의 순서를
밟는게 도리"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같은 외양에도 불구, 여권 내부에도 갈등의 여지는 있다.

총리임명동의안처리에 당력을 걸다시피하고 있는 자민련 구 총무는 총리
인준을 오는 14일까지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국민회의 한 총무는
쟁점초안들을 "일괄 타결"하자는 한나라당의 요구를 수용할 수도 있음을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총무회담의 재개로 여야 협상이 본격화 되겠지만 국회 정상화까지는
여야의 이해관계와 여권 내부의 갈등 등 미묘한 기류로 인해 넘어야 할 산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 김형배 기자 kh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