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현대 LG 등 5대 그룹이 생명보험업에 진출하려면 부실 생보사 2개를
인수해야만 한다는 요건을 완화하지 않기로 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10일 "5대그룹이 부실사 1개만 인수해도 생보업 진출을
허용해야 한다는 업계 건의가 있어 이를 검토했었다"며 "그러나 5대그룹
생보 진출요건을 완화하지 않고 현재의 규정을 그대로 적용키로 최종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을 갖고 있는 삼성을 제외한 4대 그룹의 경우 오는
2000년 3월까지 부실 생보사를 2개씩 인수하거나 신설사를 설립한뒤 부실
생보사 1개를 인수해야만 생보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미 현대 대우 SK LG 등 4개 그룹은 대부분 생보사를
하나씩 위장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만약 5대 그룹 생보진출 요건을
완화할 경우 이들 위장 계열사를 현실화시켜주는 것 이외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생보업계의 구조조정 촉진을 위해서도 5대그룹이 부실 생보사를
2개 정도씩은 인수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변함없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생보업계는 국내 생보시장이 완전개방된데다 외국5대 그룹이
사실상 생보산업에 진출해있는 점을 감안해 생보산업 진출요건을 완화해
줄 것을 꾸준히 건의해 왔다.

또 재경부와 금감위 일각에서도 생보사 구조조정과 관련, 5대 그룹의
생보산업 진출요건 완화가 필요하다는 업계의 건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정부의 정책불변 입장에 따라 5대 그룹의 사실상 계열사인
한국 한성 등 일부 신설생보사의 자구노력에 의한 회생가능성이 낮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