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빠른 속도로 하락(환율은 상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화가치가 완만한 내림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있다.

10일의 경우 원화가치는 전날종가(1천3백26원)에 비해 29원 하락한
1천3백55원에 첫 시세를 형성한 후 1천3백62원까지 갔다가 1천3백38원에
마감했다.

지난3일 달러당 1천2백40원대에서 형성됐던 원화가치는 일주일만에
1백원이상 떨어진 셈이다.

외환딜러는 이같은 원화약세의 이유로 크게 두가지를 들고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서울 외환시장에선 기업들이 달러를 사들이기 시작했다는 것.

엔화약세는 "위안화 절하는 없다"는 중국당국자들의 잇따른 발언을
무색케하고 있다.

국내시장 관계자들은 이를 단지 "정치적 코멘트"정도로만 해석한다.

게다가 투기적 헤지펀드들이 홍콩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알려진 것도
아시아금융시장 전반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는 요소다.

원화가 당분간 약세로 갈지 모른다는 전망으로 일부 국내대기업들은
달러매입에 나서고있다.

이들 기업은 낮은 금리로 원화를 충분히 확보한 상태여서 자금사정에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한전 삼성등은 최근 각각 5억달러 1억2천만달러를 사들여
외채를 상환하기도 했다.

이로인해 원화가치는 약세쪽에 점점 무게가 더해진다.

문성진 산업은행 딜러는 "1천4백원수준까지 하락할 힘이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반론도 없지않다.

스탠더드앤드챠터드은행의 홍원재 지배인은 "홍콩 싱가포르시장을
조사한 결과 위안화가 말처럼 쉽게 절하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며
"원화가치가 떨어질수록 M&A자금등 대기물량도 적잖게 쏟아진다"고
말했다.

홍 지배인은 원화가치가 단기적으로 1천3백20원-1천3백80원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