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보급되면 누구나 그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노(NO)"다.

컴퓨터나 인터넷 등 새로운 정보기기및 기술이 확산되면 될 수록 이를
이용하는 인종간 소득간 학력간 세대간 격차는 오히려 점차 더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어도 미국에서는 그렇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미국 상무부산하 국립통신정보국(NTIA)은 최근 이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95년에 비해 컴퓨터는 51.9%, 인터넷 전자메일 주소는
약 4배나 더 보급됐으나 사회적으로 가진자와 못가진자, 백인과 유색인종,
배운자와 못배운자, 노인과 젊은이, 도시인과 농촌거주자 간에 컴퓨터나
인터넷 이용률 차이는 더 커졌다는 게 이 보고서의 주요 내용.

이 보고서는 "계층간 정보기기 이용율 차이가 더 커지고 있어서 디지털
정보통신 기술의 활용 여부가 사회 계층을 구분하는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NTIA는 미국내 백인 가구에 대한 PC 보급율은 지난해 40.8%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러나 라틴계 가구의 보급율은 19.4%, 흑인 가구는 19.3%에 그쳤다.

이같은 보급률의 격차는 지난 94년도 조사때보다 커진 것이다.

백인과 라틴계 인종간의 격차는 지난 94년 14.8%포인트에서 21.4%포인트로,
백인과 흑인간 격차 또한 16.8%포인트에서 21.5%포인트로 커졌다.

인터넷 사용률도 마찬가지다.

백인들의 인터넷 이용률은 21.2%, 라틴계는 8.7%, 흑인 7.7%로 나타나
지난 94년보다 인종간 이용률 차이가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 계층간 PC및 인터넷 접근도에 있어서도 연 소득 1만-1만4천9백99달러
에 해당하는 저소득층과 5만-7만4천9백99달러에 해당하는 고소득층간의
PC 보급율 격차는 94년(38.2%포인트)보다 작년(47.7%포인트)에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전자메일 주소도 저소득층은 4.9%만이 가지고 있는 반면
고소득층은 32.4%가 소유하고 있었다.

특히, 7만5천달러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미국내 상류층에서는 49.2%가
이미 인터넷 주소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정보통신 기술의
보급이 고소득 백인들을 중심으로 급속히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