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당국이 경쟁적으로 비위공무원 색출작업에 나서면서 관가가 바짝
얼어붙었다.

특히 감사원, 국세청, 검찰과 경찰등 모든 사정기관이 상주하다시피하며
공무원의 뒤를 캐고 있는 과천청사는 그야말로 한 겨울이다.

최대표적이 되고 있는 민원부서 공무원들은 투서와 제보 노이로제에 걸려
일손을 아예 놓고 있다.

감시의 눈초리를 피하기 위한 공무원들의 몸조심도 극에 달한 상태.

자금사용내역이 그대로 노출되는 신용카드는 이미 접은지 오래다.

일정액수이상 사용하면 어김없이 감사기관의 "문의전화"가 걸려온다.

"관관접대"가 집중관찰대상이 되면서 업무협의차 찾아오는 산하직원들과의
외부약속은 절대 금물이다.

불필요한 외부통화도 삼간다.

통화내용까지 도청된다는 믿기때문이다.

출퇴근 시간과 점심시간까지 체크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야근후 정상출근은
기본이 됐다.

근무시간에 휴게실에 담배를 피우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사라졌다.

경제부처의 한 공무원은 "모든 사정기관이 총출동해 공무원을 상대로
실적경쟁을 하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는 특별감사기간이 끝나는 8월말까지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 이심기 기자 sg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