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는 역시 재미있어야 한다"

공영성과 재미 어느 한쪽도 제대로 살리지 못한채 낮은 시청률로 고민하던
KBS 드라마 PD들이 내린 결론이다.

KBS 드라마제작국 한정희 부주간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만들 드라마는 재미를 무엇보다 우선한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다"면서 "오는
17일 시작되는 2TV 14부작 미니시리즈 "순수"에서부터 이 방침을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순수"의 경우 트렌디 드라마의 대표주자인 윤석호 PD를 기용, 경쾌하고
깔끔한 영상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또 사랑에 빠진 남녀 주인공이 이복 남매 사이일지도 모른다는 상황 설정
등 드라마의 흡인력을 높이기 위한 장치를 곳곳에 배치하기로 했다.

KBS는 "순수"에 이어 "짝사랑" "기적" 등 내년초까지 "재미"를 앞세운
미니시리즈 5편을 연이어 제작, 방송할 계획이다.

각 작품마다 김종식 전산 이민홍 김영진PD 등 중견연출자들을 동원해
화려했던 KBS드라마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것이 KBS측의 복안.

이미 작가 섭외도 모두 마친 상태다.

"재미있는 드라마"를 선언하고 나선 KBS 드라마제작국의 시도가 어떤 결과를
맺을지 주목된다.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