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이 하나 있었다.
1라운드에서 호주의 에드리안 퍼시(26)는 6언더파 66타의 기염을 토하며
단독선두를 마크했다.
그러나 그날 저녁 퍼시는 동료선수들과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자신만이
알고 있는 실수"를 발견했다.
산수이GC는 홀과 홀사이가 길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전동카 이동을 허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유독 5번홀과 6번홀사이는 전동카 이용을 금하고 있었는데 퍼시는
그걸 모르고 그곳에서도 전동카를 탔던 것.
퍼시는 즉각 경기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실수를 알리고 기권했다.
퍼시의 실수는 경기위원등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또 볼을 건드리는
등의 근본적 규칙위반도 아니었다.
굳이 형평성을 따지자면 다른 선수들이 걸을때 자신은 탔으니까 아주
미미한 정도의 체력비축만이 있었을 뿐인데 그건 사실 공평함을 따질만한
효과라고 할수도 없었다.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다는 점에서 퍼시는 다른 숱한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이곳 저곳을 떠도는 무명프로일것이다.
가난한 프로입장에서 첫날 선두는 상당액의 상금을 의미했다.
그런데도 그는 용감하게 자신의 잘못을 선언했다.
퍼시 스토리는 한국과 골프선진국의 수준차를 증명한다.
아직까지도 프로테스트에서 규칙위반이 횡행하고 심지어 주니어대회에서
코치가 선수의 볼을 페어웨이로 던지는 사건(7월말 그린배중고골프대회)까지
있는 한국은 퍼시같은 인물이 있는 호주를 절대 따라 잡을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양심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경기력의 문제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