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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융공황의 막이 오르는 것인가.
이번주 들어 가속화되고 있는 엔화의 붕괴와 국제 금융시장의 동요는
이런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11일 엔화는 이틀연속 하락,8년만의 최저치인 달러당 1백47엔대로
폭락했다.
홍콩 필리핀 등 아시아 주식시장도 수년내 최저 수준으로 미끄러졌고
러시아 중남미 등의 개도국 금융시장도 연일 급락세다.
때문에 국제 금융시장에는 "아시아 환란이 태평양과 유라시아 대륙을
건넜다"는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위기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도 시장을 안정시킬만한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시장심리를 가라앉히는데 가장 시급한 것은 엔화가치의 안정이다.
중국 위안화의 절하여부도 결국은 엔화 안정여부에 달려 있다.
하지만 엔화가치 회복에 필요한 일본경제의 회생은 여전히 난망이다.
회생은 커녕 오히려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일본 경제기획청이 11일 경기상황을 표현하는 용어를 "정체(stagnant)"에서
"저미(sluggish)"로 바꾼 것이 이를 대변한다.
이는 일본경제의 장래에 대한 실망감을 더욱 크게 해 엔화의 추가하락을
불러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선진국들이 엔약세에 팔짱을 끼고 있는 점도 금융공황에 대한 우려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미국등 선진국들이 지금이라도 시장에 개입하면 장기적인 엔화안정은
아니더라도 당장 발등의 급한 불을 끌 수는 있다.
그러나 선진국들은 여전히 소극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아시아 위기가 아직 자국에 큰 위협요인으로 인식되지 않고 있는 점도
배경이 되고 있다.
게다가 일본 스스로도 엔화 방어에 미온적이다.
미야자와 대장상의 취임 일성은 "외환시장에 무리하게 개입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또 달러당 1백47엔이 붕괴된 이날도 대장성의 구로다 하루히코
국제금융국장은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라는 한가한 논평을 냈다.
이같은 일본과 선진국의 미온적인 태도는 엔 약세를 부추기는 측면마저
있다.
막대한 자본력을 지닌 환투기 세력들이 이 정도의 엄포에 물러날 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 10일자에서 "엔화는 미.일
양국 정부의 개입이 없이는 하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위기가
심화되기 전에 양국이 시장개입을 서둘러야한다고 촉구했다.
일본경제 침체와 더불어 국제금융 시장을 위협하는 또하나의 요인은
"환투기 세력의 발호"다.
이미 아시아 경제를 초토화시킨 환투기 자본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다.
홍콩달러화가 지난주부터 노골적인 공격을 받기 시작했고 말레이시아는
이미 그로기 상태에 직면했다.
러시아 루블화와 멕시코 페소화도 공격대상에 올라있다.
국제금융계에서는 "금융공황이라는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선진국들의
적극적인 시장개입과 환투기 세력에 대한 강경한 대처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2일자 ).
이번주 들어 가속화되고 있는 엔화의 붕괴와 국제 금융시장의 동요는
이런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11일 엔화는 이틀연속 하락,8년만의 최저치인 달러당 1백47엔대로
폭락했다.
홍콩 필리핀 등 아시아 주식시장도 수년내 최저 수준으로 미끄러졌고
러시아 중남미 등의 개도국 금융시장도 연일 급락세다.
때문에 국제 금융시장에는 "아시아 환란이 태평양과 유라시아 대륙을
건넜다"는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위기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도 시장을 안정시킬만한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시장심리를 가라앉히는데 가장 시급한 것은 엔화가치의 안정이다.
중국 위안화의 절하여부도 결국은 엔화 안정여부에 달려 있다.
하지만 엔화가치 회복에 필요한 일본경제의 회생은 여전히 난망이다.
회생은 커녕 오히려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일본 경제기획청이 11일 경기상황을 표현하는 용어를 "정체(stagnant)"에서
"저미(sluggish)"로 바꾼 것이 이를 대변한다.
이는 일본경제의 장래에 대한 실망감을 더욱 크게 해 엔화의 추가하락을
불러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선진국들이 엔약세에 팔짱을 끼고 있는 점도 금융공황에 대한 우려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미국등 선진국들이 지금이라도 시장에 개입하면 장기적인 엔화안정은
아니더라도 당장 발등의 급한 불을 끌 수는 있다.
그러나 선진국들은 여전히 소극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아시아 위기가 아직 자국에 큰 위협요인으로 인식되지 않고 있는 점도
배경이 되고 있다.
게다가 일본 스스로도 엔화 방어에 미온적이다.
미야자와 대장상의 취임 일성은 "외환시장에 무리하게 개입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또 달러당 1백47엔이 붕괴된 이날도 대장성의 구로다 하루히코
국제금융국장은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라는 한가한 논평을 냈다.
이같은 일본과 선진국의 미온적인 태도는 엔 약세를 부추기는 측면마저
있다.
막대한 자본력을 지닌 환투기 세력들이 이 정도의 엄포에 물러날 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 10일자에서 "엔화는 미.일
양국 정부의 개입이 없이는 하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위기가
심화되기 전에 양국이 시장개입을 서둘러야한다고 촉구했다.
일본경제 침체와 더불어 국제금융 시장을 위협하는 또하나의 요인은
"환투기 세력의 발호"다.
이미 아시아 경제를 초토화시킨 환투기 자본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다.
홍콩달러화가 지난주부터 노골적인 공격을 받기 시작했고 말레이시아는
이미 그로기 상태에 직면했다.
러시아 루블화와 멕시코 페소화도 공격대상에 올라있다.
국제금융계에서는 "금융공황이라는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선진국들의
적극적인 시장개입과 환투기 세력에 대한 강경한 대처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