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경제상황을 평가하는 수식어를 "정체(stagnant)"에서
"저미(sluggish)"로 낮췄다.

경기침체를 공식적으로 인정한다는 말이다.

일본 경제기획청(EPA)은 11일 소비지출이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실업증가
등으로 경제가 장기적 침체 상태에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일본 경제에
대한 평가를 하향 조정했다.

사카이야 다이치 신임 기획청 장관은 이날 각료회의에 제출한 월례
경제보고서를 통해 "저미한 경제활동이 장기화되고 있으며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EPA는 지난 2월 이후 "정체"라는 단어를 사용해오다 이번 보고서에서
처음으로 이를 "저미"라는 단어로 바꿨다.

EPA의 한 관계자는 ""저미"라는 단어로 바꾼 것은 경제활동이 (전달보다)
소폭 위축되고 경제상황도 약간 더 심각해졌다는 뉘앙스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PA는 지난 93년1월부터 94년8월까지 일본경제에 대해 "저미"라는 표현을
사용한 적이 있었다.

한편 미야자와 기이치 대장상은 이날 각의후 기자회견에서 "공공사업의
연속성을 위해 98년도 2차 추경예산과 99년도 본 예산을 합해 사실상
"15개월예산"으로 집행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99년부터 실시하는 7조엔 규모의 영구감세에 대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일본전신전화(NTT)주식 등 국유재산을
매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kimks@dc4.so-net.ne.j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