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는 회생불가능한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마는가.

스티브 마빈 쟈딘플레밍증권 이사가 위기상황에 대응하는 한국정부와 기업의
안일한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한국이 제2의 외환위기를 맞고 말 것"
이라는 극단적인 비관론을 내놨다.

그러자 일부 국내 증권분석가들이 "터무니없는 논리비약"이라며 공박하고
나섰고 재미 변호사까지 가세했다.

한국경제는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가.

주요 논.쟁점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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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선 <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실장 >

마빈은 한국경제 실상을 오도시키고 있다.

지금처럼 상황이 나쁠 때 비관적인 보고서는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마빈은 "금융시스템 붕괴"라는 확고한 가정아래 비관적 결론을 내리고 있다.

시중에 위기감이 만연하던 지난 3월 자금대란설때 그의 주장은 엄청난
파장을 몰고 있다.

국가의 역량을 경제논리로만 해석하는 마빈의 논리는 명쾌하기는 하지만
옳은 것은 아니다.

일국의 총체적 역량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요인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것이다.

한국인의 강점중 하나는 바로 높은 저축률이다.

높은 교육수준과 근로윤리, 가족간 결속도 경제여건이상 힘을 발휘한다.

실업률이 급증해도 그나마 충격이 덜한 것도 한국적 특수성이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익 감소가 곧 부도로 이어지고 다시 금융기관 부실을 증폭시켜
한국경제가 파탄에 이른다는 분석도 비약이 심한 것이다.

한국기업은 모두 한계기업이라는 지적도 지나치다.

구조조정후 살아남은 기업들은 이윤이 늘어 급성장할 수 있다.

주가는 현 상태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희망이나 기대에 의해
형성된다.

때로는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수급상황, 혹은 유동성 등에 의해 결정되기도
한다.

현재 주가를 바닥권으로 볼 수 있는 상황논리는 충분하다.

외환부문의 안정을 바탕으로 금리는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다.

수급부문만 해도 개인은 상대적으로 많은 자금을 축적하고 있어 긍정적인
투자심리와 동기만 발생하면 이 돈들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

금리하락을 배경으로 개인부문의 잉여자금이 증시로 유입된다면 주식시장도
살고 기업도 살아난다.

한국은 결코 뇌사상태의 식물인간이 아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