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가 고려 국제 BYC 태양 등 4개생보사에 대해 3개월간 영업
정지와 함께 조만간 계약이전방식에 의한 퇴출조치를 실시키로 한 것은 보험
산업의 구조조정결과로는 미흡한 감이 없지않다. 물론 정부에 의한 강제퇴출
이 결코 바람직한 것은 아지만 금융시장 경색이 심각한 현재의 경제여건을
고려해서 그 파장을 최소화하려 했다는 긍정적 평가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협소한 국내보험시장에 33개의 생보사와 14개의 손보사가 영업활동
을 하고 있다는 것은 이만 저만한 난립이 아니다. 따라서 구조조정을 하려면
좀더 과감한 조치가 이뤄졌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는 것이다. 특히 다른
보험사들은 모두 건전한 회사로 살아남을만한 여력이 있는지도 의심스러울
뿐더러 우리 보험산업이 과연 이번 조치만으로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 퇴출조치로 구조조정이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라 부실
보험사들은 언제든지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정책의지를 분명하게 다져
둘 필요가 있다. 사실 보험사 부실의 일차적인 책임은 확고한 경영비전도
없이 무분별하게 너도 나도 참여해서 방만한 경영을 일삼아 온 기업주들에게
있지만 감독을 소홀히 해 온 정책당국의 책임도 적지않다고 해야한다. 감독
당국은 지난 3~4년동안 매년 지급여력기준에 미달한 보험사들에 대해 증자
명령 등 시정지시만 내렸을뿐 그 결과에 대해서는 경미한 제재조치에 그치는
미봉책으로 일관해왔다. 결과적으로 부실을 방치한 셈이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는 부실경영에 대한 제재조치를 강화하고 경쟁력있는
보험사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확고한 원칙과 엄격한 기준을 철저히 적용해
나가는 일이 중요하다. 지급여력기준에 미달해 1개월이내에 경영정상화계획서
를 제출하도록 조건부 승인한 7개 생보사의 사후조치도 그 예외가 되어선
안된다.

보험업계도 각오를 새롭게 다지지않으면 안될 것이다. 이번 퇴출대상이 된
4개 생보사의 경우 모두 80연대말과 90년대초에 설립된 후발생보사들이다.
뚜렷한 비전과 경영전략도 없이 단지 금융업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착각,
무분별하게 참여한 것이 국민경제에 얼마나 큰 피해를 주고 있는가에 대해
이번 기회에 철저한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퇴출생보사를 인수할 우량생보사가 이미 결정돼있기는 하지만 3~4일후에나
공식발표될 예정이라고 한다. 인수인계 과정에서 자금시장은 물론 종업원
고용승계와 보험가입자 서비스에 적지않은 문제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해당업체들은 그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는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최대현안으로 부각된 부실보증보험회사의 처리문제를 포함한 보험산업전반
의 구조조정을 가급적 신속히 매듭짓는 것이 경제파장을 줄이는 지름길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