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11일 3급 이상 간부급 직원들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전체 69명가운데 70%인 48명이 자리를 이동했다.

시 조직개편과 맞물린 이번 인사는 서울시 사상 최대규모로 고건 시장이
앞으로 추진할 서울시정의 기본 추진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우선 능력과 개혁의지를 중시해 소장층 실무국장들을
전진배치했다는 점이다.

내무국과 재무국을 통합해 신설한 행정관리국장에 40대 초반의 김순직
교통기획관, 산업경제국장에 신동우 시장 비서실장을 각각 임명한 것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반면 1급 간부중 정년이 얼마남지 않은 상당수 고령 간부들을 행정관리국
소속의 "인력풀"팀으로 발령해 사실상 퇴진시킨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또 교통관리실장과 여성정책관 자리에 외부 영입인사를 과감히 영입해
시정전반에 전문성과 참신성을 높이려는 시도도 눈에 띈다.

이와함께 서울시 국장급 간부중 유일한 여성인 가정복지국장을 서대문구
부구청장에 발탁, 시 사상 최초의 여성 부구청장이 탄생한 것도 두드러진다.

이번 인사는 그러나 고건 시장이 강조해온 개혁성이나 참신성면에서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환경관리실장과 기획관리실장이 자리를 맞바꾸는 등 1급 간부들중 상당수가
자리를 옮기는데 그쳐 파격적인 인사와는 동떨어진다는 얘기다.

어쨌든 시 본청 조직의 상층부에 대한 조직개편과 인선이 이번 인사를 통해
마무리됨에 따라 민선 2기 고 시장 체제의 진용이 짜여졌다.

재정적자 등 IMF 관리체제이후 직면한 산적한 난제를 안전하게 뚫고 나갈지
여부가 주목된다.

< 김동민 기자 gmkd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