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발 세계대공황론이 전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세계주가가 일제히 폭락했다.

급기야 일본정부가 엔화를 방어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할 뜻을 비췄다.

그러나 일본이 경제개혁이나 경기부양책을 내놓지 않으면 한계가 있고 세계
금융시장이 무사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따라서 증권전문가들은 국내 주가도 상승세로 돌아서기에는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지환 제일투신 운용본부과장 =세계 주식시장이 혼란에 빠진 것은 엔저와
그로 인한 아시아 경제의 불안이다.

미국은 엔저기조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시장개입 시기를 한박자 늦춰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혼자만의 노력으로 엔화강세와 세계금융시장의 안정을 이끌어낼 수
없다.

미국과 선진국의 공동대응이 있기 전까지 국내 주가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바깥바람이 워낙 거세다.

기술적 차원에서 300선 지지에 대한 기대감은 별의미가 없다.

<>김헌수 메릴린치증권 조사담당이사 =엔화는 올해말 1백60엔, 내년에는
1백80엔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일본이 외환시장에 공동개입한다 해도 한계가 있다.

지난 6월중순에도 개입했지만 약효가 오래가지 못했다.

일본이 금융시스템 개혁이나 경기부양책 등 획기적인 조치를 마련하지 않는
한 이번 공동개입도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세계금융시장의 난기류가 쉽사리 걷히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미국 홍콩 유럽 등의 주식시장도 여전히 불안하다.

전세계적인 주가하락은 투자자들의 심리를 크게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를 떠돌고 있는 유동성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할 전망이다.

특히 세계경제위기의 진원지로 인식되고 있는 아시아지역 이미징마켓에
투자하고 있는 펀드에 대한 환매요구가 늘어나고 이 지역으로의 신규
주식투자자금유입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한상춘 대우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일본이 립서비스를 넘어서 외환시장
개입을 행동에 옮길지 두고 봐야 한다.

이번에도 미국의 협조여부가 관건이다.

엔화가치가 미국이 생각하는 수준만큼 떨어졌는지 아직 미지수다.

엔화약세로 아시아시장이 침체를 보이면 미국도 어쩔 수 없이 영향을 받게
돼 적절한 개입시점을 노릴 것이다.

게다가 엔약세는 위안화절하문제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물론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가입과 양쯔강 홍수 복구용으로 미국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쉽게 절하를 단행할 수 없을 것이다.

가장 시급한 일은 엔화가치의 급락을 막는 일이다.

일본경제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엔화가치의 완만한 하락은 예정돼 있다.

이런 점에서 국내 증시도 엔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