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한 벤처기업의 사장이 천안 호서대의 로봇개발팀에 거액의 연구비
지원을 약속하고 나서 화제다.

주인공은 무인교통단속장비업체인 건아기전의 심광호 사장(44).

그는 마이크로 로봇을 개발하는 대학생들의 열의에 감탄, 매년
1천1백만원씩 5년동안 지원키로 했다.

심 사장이 호서대 로봇개발팀 "순간이동"과 인연을 맺게된 것은
연구자료를 수집키위해 우연히 이 대학을 찾으면서부터.

이팀이각별한 노력으로 남다른 실력을 갖춘 것을 확인한 그는 그 자리에서
지원을 약속했고 올해분을 최근 전달했다.

올해초 한국경제신문사가 제정한 벤처기업상(KTB사장상)을 받는등
벤처기업가로 이름을 얻은 심 사장이 2002년까지 지원키로 한 것은
한국에서 월드컵이 열리는 해에 우리나라 로봇축구팀이라도 우승하길
바라기때문이다.

로봇축구 시스템은 통신 기계 센서 모터제어 인터페이스 시뮬레이션
화상인식등 각종 첨단기술의 집약체.

때문에 이 시스템에 능통하면 왠만한 기술은 어렵지 않게 개발할 수 있다.

여러 대학에서 최근 마이크로 로봇을 교과과목으로 채택하는 이유이다.

순간이동팀을 지도하는 황희융교수(전기전자공학)는 "마이크로 로봇은
세계적으로도 관심이 높은 첨단기술 영역이어서 적극 육성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재미를 느껴 몰입하기 때문에 기술 진척도가 빠르다"고 말했다.

15명으로 구성된 호서대 순간이동팀의 마이크로 로봇시스템은 수준급이다.

각종 전국 대회에서 거의 1~2위를 차지하고 있고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는 4위에 올랐다.

이들 중에서 세계적인 기술자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심 사장은 마이크로 로봇 기술에 밝은 인재가 졸업후 건아기전에
입사해주길 바라고있다.

물론 이것이 지원의 전제조건은 아니다.

황 교수는 "금전 이상으로 건실한 기업인의 벤처정신이 학생들에게
스며들어 더욱 값지다"고 말했다.

< 문병환 기자 m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