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 정부가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 환율
안정이다"

로렌스 라우 미 스탠퍼드대 경제학 교수는 건국 50주년 기념을 맞아 본지와
가진 인터넷 인터뷰에서 "최근 환율과 금리가 안정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봐 개혁이 제대로 방향을 잡고 있는 것 같다"며 "위안화 절하 등 외부의
불안요인에 대비해 앞으로도 환율안정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
했다.

환율이 불안하면 금리에도 곧바로 영향을 미쳐 기업활동이 크게 위축된다는
게 그 이유다.

스탠퍼드대 부설 경제정책연구소 소장이기도 한 라우교수는 그러나 "빅딜
문제를 포함해 정부가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반대한다"며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기업들이 공정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우 교수는 정부의 역할을 설명하기 위해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을 예로
들었다.

우선 정부는 경제규모 등 여러가지 면을 고려해 앞으로 2개내지 최대 3개
자동차기업만을 육성하겠다는 기본방침을 정한다.

물론 여기선 특정기업을 미리 염두에 둬선 안된다.

그런 다음 이들 기업들로부터 향후 자금조달, 투자, 고용계획 등 전반적인
사업계획서를 제출토록 한다.

은행들은 이들 사업계획서를 면밀히 검토한 후 자금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자동차메이커들은 살아남기위해서 국내 또는 외국회사와의 합병 등을 적극
추진할 수 밖에 없다.

라우 교수는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결국 자동차메이커들의 경쟁력은 자연
강화될 것"이라며 "정부는 커다란 아웃라인만 잡아주고 그 범위내에서 기업들
스스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우 교수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세계자동차메이커간 합병추세로 봤을때
20년후에는 최대 5개의 자동차메이커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며 "이중 한국
기업이 하나라도 포함되기 위해선 자동차산업구조조정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
고 덧붙였다.

기업들에도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이제 더이상 환율에만 의존해선 안된다. 환율의 움직임과 상관없이 경쟁력
을 키울 수 있는 경영체제를 갖춰야 한다. 또 단기차입에 의한 경영을 지양
하면서 자본구성을 재편해야 한다"

새 경제개발모델과 관련, 라우 교수는 "모든 환경에 맞는 "만능"의 경제
모델은 없다"며 "어떤 경제모델이든 융통성과 현실성을 갖춰야 하며 주주
경영자 근로자 소비자 등 모든 경제활동주체들에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시스템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라우 교수는 심각한 실업난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정부는 재정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실직자 생계를 위한 최소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재교육 직업알선 등 근본적인 대책과 함께 세제혜택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통해 외국인투자 유치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라우 교수는 한국경제의 앞날에 대해 매우 밝게 전망했다.

자본축적, 양질의 노동력 등 그동안 한국경제의 고도성장을 주도했던 펀더
멘털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그 이유로 들었다.

라우 교수는 그동안 여러차례에 걸쳐 "IMF의 고금리.초긴축이 생산위축,
실업난 악화를 초래할 것"이라며 "IMF는 한국에 유연성을 보이라"고 촉구한
바 있다.

< 김수찬 기자 ksch@ >

[[ 약력 ]]

<>1944년생
<>미 스탠퍼드대 경제학 교수
<>스탠퍼드대 부설 경제정책연구소장
<>미 후버연구소 수석 연구원
<>주요저서 : "개발모델:한국과 대만의 경제성장비교" 등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