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BB 성공이끈 ''매트릭스조직'' ]]

메트릭스 조직은 ABB의 트레이드 마크로 통한다.

거대기업에 중소기업의 민첩성을 접목시킨 성공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사업영역과 지역을 독립적인 차원으로 상호교차시켜 양립시킨게 메트릭스
조직이다.

글로벌 대기업의 통합 이점과 현지화된 지역회사의 효과 모두를
살리자는 것이다.

매트릭스 조직 개념 자체는 새로운게 아니다.

지난 70년대 비효율적인 조직이란 비판을 받았던 폐기된 개념이다.

지역별, 사업영역별 2개의 조직간 갈등, 2명의 상사로부터 발생하는
명령의 이중화등이 주요 문제점으로 부각됐었다.

ABB가 이런 조직구조를 성장기 최적의 조직구조로 소화해 성공적으로
구축할수 있었던 것은 사업과 조직의 교차점에 놓이는 사업단위, 즉
이익센터의 운영을 적절히 수행했기 때문이다.

ABB는 3개 광역지역장과 4개 사업본부장 아래 50여개 지역관리자및
1백여개 사업관리자를 두고 그 교차점 아래 5천여개의 소규모 사업집단인
이익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한 이익센터는 지역관리자및 사업관리자 2명의 관리아래 놓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두 관리자간에는 갈등이 발생하게 마련이다.

70년대 메트릭스 조직이 실패했던 것도 이때문이었다.

이 문제를 ABB는 어떻게 해결했을까.

ABB는 우선 지역관리자와 사업관리자에게 완전히 동일한 권한을 주되
분야를 나눴다.

지역 관리자는 지역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마케팅과 판매에
주력하고 현지 고객과 밀착, 고객 니즈에 대응하는 역할을 맡는다.

지역내 이익센터간 시너지 효과의 극대화도 담당한다.

사업관리자는 담당사업의 세계전략을 수립하고 전세계에 걸쳐 지역간
조정과 통합작업을 수행한다.

그러나 이들 관리자들의 주역할은 지시와 감독이 아니다.

해당 이익센터의 지원에 있다.

이익센터의 장은 대폭적으로 보장된 자율권을 바탕으로 이 두 관리자의
지원을 받아 사업을 해 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두 차원간의 갈등이 존재하기 마련인데 이 경우 해당
책임자 사업 지역 관리자및 이익센터장들은 간단한 원칙에 따라 문제를
해결한다.

즉 고객, ABB그룹, 이익센터라는 우선순위에 따르는 것이다.

대부분의 문제는 이런 식으로 해결되며 끝내 해결되지 못하면 최고
이사회에 상정돼 최종 조정을 받게 된다.

이익센터는 평균 50명으로 이뤄지며 완전히 분권화된 독자적인 경영체제를
갖추고 있다.

자율권이 보장된 이익센터들의 집합체인 ABB는 21만명의 대기업이 아니라
본사의 전략에 따라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수없이 많은 중소기업집단에
가깝다.

글로컬라이제이션(현지화와 세계화의 합성어)의 효과는 ABB 각 사업부문
별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핀란드 ABB모터스의 경우 생산과 조직운영은 현지 소조직이 맡고 판매와
수주는 ABB 전세계 1백여개국에 구축된 판매망을 통한다.

세계 각국의 연구개발정보나 정부발주 공사에 대한 정보도 본사의
정보망을 적극 활용하게 된다.

필리핀의 복합 싸이클 발전소를 건설하는데 4개국 ABB회사들이 컨소시엄을
이뤘으며 영 프랑스 해협 해저고속철도 환기시스템 사업에는 관련 사업분야
30개국의 ABB회사들이 협력했다.

사업조직간의 협력 강화는 매트릭스 조직이 철저히 운영되면서 더욱
강화돼 최근에는 켑처팀이라는 정형화된 형태가 나타나게 됐다.

한 프로젝트를 수주할때 각 조직에서 최적의 자원을 추출, 한팀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일본 플랜트업체가 화력발전설비 프로젝트를 발주한 경우
일본법인의 발전사업부 매니저를 중심으로 발전플랜트 담당은 독일과
인도네시아, 재무담당은 스위스, 영업담당은 일본에서 최적의 맴버를
끌어모아 고객이 요구하는 사양에 맞추는 것이다.

이러한 켑처팀의 운영은 고객의 니즈를 경쟁력 있게 만족시킴으로써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켑처 시스템은 아 태 지역의 매출을 14%이상 증대시키는데 큰 몫을
차지했다.

ABB의 매트릭스 조직, 이익센터, 캡처팀의 성공은 조직의 존재목적과
역할을 조직원들에게 명확히 인식시킨데 있었다.

자체적인 활동에 따른 성과를 이익센터 종업원들에게 직접적으로
보상함으로써 모든 조직원들의 주인의식을 강화시킨 것 또한 주요
성공요인으로 작용했다.

무엇보다도 각 조직단위 성과의 투명성을 가능하게 하는 독립적이고
공정한 평가, 분석체제가 존재하기 때문에 모든게 가능했다.

ABB의 글로벌 정보통합 네트워크는 전세계 모든 독립사업 단위의 성과를
신속하게(월별로 8일 이내),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해 보여준다.

각 이익 센터간의 성과가 공정하게 평가되기 때문에 내부거래는
철저히 시장가격으로 이뤄지며 비용전가나 손실의 공유가 이뤄질수 없다.

공정하게 평가받으며 자율권이 최대한 보장된 조직원들이 최선을 다해
업무 성과를 이루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