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마트와 월마트가 불을 댕긴 할인점간 가격인하경쟁으로 일부 품목의
가격이 시중가의 49%까지 싸졌다.

이에따라 소비자들이 할인점으로 대거 몰려 일부 품목의 매출이
1천3백%이상 뛰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E마트와 월마트에 이어 킴스클럽등이 경쟁적으로 가격을 인하함에
따라 권장소비자가격이 79만8천원인 대우 29인치 TV는 이들 할인점에서
절반이하인 39만원까지 떨어졌다.

또 권장소비자가격이 6만2천원인 필립스 커피메이커는 최고 46.8%
(2만9천원)까지 할인판매되고 있다.

식품류의 경우 농심 신라면, 동서프리마, 해태 슬라이스치즈등의 할인점
가격도 권장소비자가 대비 30%이상 싸졌다.

편의점등에서 3만4천원안팎에 판매되는 OB라거캔맥주는 상자당 최고
22.5% 싼 2만6천3백60원까지 가격이 낮아졌다.

E마트는 가격인하 첫날인 12일 매장마다 평소보다 30%이상 늘어난
1만5천여명의 고객이 몰려들었다고 13일 밝혔다.

또 월마트의 마크로매장과 인접한 창동 일산 분당 인천 청주점등
5개점포에서 TV와 펩시콜라등 10개 가격인하품목의 총매출이 11일보다
98% 늘어난 7천72만원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대우 29인치 TV는 E마트 5개매장에서 12일 하룻동안 모두 71대가 팔려
무려 1천3백76%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가격인하전인 11일의 판매량은 4대였다.

또 펩시콜라 1.5l짜리가 전날의 2백40%에 달하는 2천1백74병이 팔려나갔다.

특히 11일에는 하나도 팔리지 않았던 코닥필름이 12일 89세트가 판매돼
눈길을 끌었다.

할인점들의 가격인하경쟁은 월마트의 저가공세에 맞서 국내업체들이
처음부터 조금도 월마트에 뒤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E마트는 월마트가 대우TV값을 39만1천원으로 내린 13일에도 오후 또
한차례 가격을 인하, 동일한 제품의 가격을 39만원으로 조정했다.

E마트와 치열한 최저가경쟁을 벌여온 킴스클럽도 월마트의 저가공세에 맞서
수시로 가격인하를 단행, 이들 3사의 경쟁은 당분간 유통시장 전반의
저가경쟁을 선도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IMF경제위기로 지갑이 얇아질대로 얇아진 소비자들에게는 보다 큰 쇼핑의
즐거움이 찾아온 셈이다.

그러나 할인점들의 이같은 가격인하는 일반시중에서 판매되지 않는
할인점전용의 제품이나 구모델등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도 적지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일각에서는 "경쟁에 나선 할인점들이 가격을 내린 품목은 종류가
한정돼 있고 나머지 제품은 다른 매장에서 더 싼 경우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지나친 납품가격거부 및 상품부족사태의 가능성도 과열저가경쟁의
부작용으로 우려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소비자들대로 할인점간의 가격을 꼼꼼히 비교해 계획적인
쇼핑에 나서야 불필요한 지출과 충동구매를 막을수 있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김도경 기자 infof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