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는 두배, 1인당 국민소득은 1백50배, 자동차 등록대수는 8백44배 증가"

지난 50년간 한국은 정말 놀랍게 변했다.

50년이란 세월이 짧지는 않다.

그러나 그동안 한국의 변화는 다른나라가 1백년을 고생해도 해낼 수 없었던
"기적" 바로 그것이었다.

일제로부터 해방돼 지난 48년 나라를 세우긴 했지만 우린 가진 게 아무것도
없었다.

굶주린 국민 2천만명에 변변한 볼펜 한자루 만들지 못하는 1인당 국민소득
67달러(53년기준)의 최극빈 농업국이었을 뿐이다.

그나마 국토는 남북으로 갈렸고 정치마저도 극도의 혼란에 빠져 대부분의
국민들은 끼니를 걱정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실정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해냈다.

건국초기의 혼란도, 한국전쟁의 폐허도 모두 이겨내고 국내총생산(GDP)
세계 11위, 메모리 반도체 생산 세계 1위, 자동차 생산 세계 5위의 경제
대국으로 한국을 일으켜 세웠다.

지난 50년간의 경제성장과 국민들의 생활변화를 통계로 짚어보면 실로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지난 48년 건국당시 한국의 인구는 총 2천2만7천명이었다.

98년 현재 인구는 4천6백43만명.

50년동안 2배이상 늘어난 셈이다.

국토면적 1평방km당 4백67명이 살아 인구밀도가 방글라데시(8백36명) 대만
(5백96명)에 이어 세계 3위다.

국민들의 평균수명은 의료수준 향상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 60년 52.4세였던 평균 수명이 95년엔 73.5세로 20세 이상 올라갔다.

이는 세계평균 65.6세보다도 8세정도 높은 것.

국민소득의 증가는 특히 놀랍다.

한국전쟁이 끝난 지난 53년 한국의 국민총생산(GNP)은 14억달러에 불과했다.

1인당 GNP는 67달러.

세계 최극빈 수준이었다.

그러나 60년대 이후 경제발전으로 GNP는 72년 1백억달러를 넘고 86년
1천억달러를 넘어서 작년엔 4천3백74억달러까지 도달했다.

1인당 GNP는 63년 1백달러, 77년 1천달러, 89년 5천달러, 97년엔 9천5백
11달러에 달했다.

경제발전의 단적인 산물인 자동차를 보자.

지난 48년 미군 지프차를 개조해 자동차라고 굴리던 한국은 이제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에 이어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으로 올라섰다.

지난 96년 한국의 자동차 생산대수는 2백81만대.

이중 1백21만대를 해외에 수출했다.

수출대수로는 세계 7위다.

지난 48년 1만2천3백대에 불과하던 국내 자동차 대수(등록기준)는
1천만대를 넘어섰다.

올 2월기준으로 자동차 등록대수는 1천38만4천1백대.

이중 승용차가 7백56만4백대로 72.8%를 차지했다.

지난 48년 승용차는 전국에 2천12대 뿐이었다.

이렇게 자동차가 늘어나 국민 생활이 편리해지긴 했다.

하지만 교통사고도 크게 늘어 한국은 교통사고사망률이 세계수준을 자랑하는
부끄러운 기록도 갖고 있다.

지난 96년 한햇동안 교통사고 건수는 총 26만5천1백여건으로 교통사고로만
1만2천6백53명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지난 51년 교통사고 사망자 수 9백38명에 비해 13.5배나 늘어난 수치다.

국민 삶의 질을 보여주는 의료기관수의 경우 지난 96년 병원 의원이 모두
1만5천6백94개소로 지난 53년의 2천5백88개소에 비해 6배 늘었다.

대학교도 지난 47년엔 24개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백60개를 넘는다.

대학생수는 같은기간중 1만3천7백명에서 1백38만9천4백명으로 무려 1백배
이상 늘었다.

전문대 이상 고등교육기관 학생수의 경우 97년 현재 인구 10만명당
6천72명으로 캐나다 미국 호주에 이어 세계 4위 수준이다.

지난 48년 당시 서울에서도 극히 드물었던 전화의 경우는 현재 전국 가정의
90%이상에 보급돼 있다.

당시엔 상상도 못했던 이동전화의 가입자만 작년말 현재 5백69만5천
6백여명에 달한다.

텔레비전의 경우 인구 1천명당 3백88대(95년기준)가 보급됐다.

2.6명당 1대씩 보유하고 있는 꼴로 이는 세계 26위 수준이다.

한편 지난 62년 주류출고량은 47만3천9백kl였으나 96년엔 2백95만2천7백kl로
6.2배 증가했다.

62년엔 소주가 전체 출고량의 14.6%, 맥주 1.2%, 탁.약주 81.6%, 기타가
2.6%를 차지했다.

탁주와 약주가 대중주였던 셈.

그러나 최근엔 맥주가 단연 대중주의 자리를 굳히고 있다.

96년 출고량 비율은 소주 26.7%, 맥주 63.3%, 탁.약주 7.3%, 기타 2.8%였다.

또 외국산 담배를 포함한 총 담배 판매량은 97년 1천58억2천6백만개비
(금액기준 4조8천4백12억원)로 지난 48년의 1백5억6천6백만개비에 비해 10배
정도 늘어났다.

20세 이상 인구 1인당 담배소비량은 60년엔 연간 87갑이었지만 지난해엔
1백67갑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