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납치사건" 25주년이 되는 13일 김대중 대통령은 성당 미사에 참석한
것 외에는 특별한 행사없이 통상적인 하루를 보냈다.

김 대통령은 취임후 처음 맞는 "생환" 기념일인만큼 감회가 예년과
다르지만 경제난에 수해까지 겹친 점을 감안, 될수록 "조용한 하루"를
원했다는 후문이다.

이에따라 이날 오후 세종문화회관에서 "김대중선생 납치사건 진상규명을
위한시민의 모임" 주최로 열린 "김대중선생 납치사건 기록 사진전"
개막식에는 이희호여사가 대신 참석했다.

이 여사는 이날 개막연설에서 "납치사건의 피해 당사자인 대통령께선
화합과 발전의 차원에서 범인들을 용서한다고 이미 말씀하셨다"며 관련자에
대한 "처벌불원"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여사는 그러나 "피해자 개인 차원에선 범인들을 용서할 수 있을지라도
인간의 존엄과 정의의 차원에서 사건의 진상이 규명돼 다시는 그런 반인도적
만행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청와대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김 대통령의 감회에
대한 질문에 "축하드린다고 하니 고맙다고 대답하신 외에는 특별한 말씀이
없었다"면서 "용서는 하되 인권과 역사를 위해 진상은 규명해야 한다는 것은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종찬 안기부장은 안기부내에 납치사건에 관한 자료가 있는지
찾아볼 것을 관계자에게 지시했으나 아직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