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만한 경영 등으로 의료보험이 급속히 부실화되고 있다.

올 연말까지 의보적자 규모가 무려 1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돼 보험재정난
이 국가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

1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공무원 및 교직원의료보험공단의 적자액은
8천억원 가량으로 지난해(1천6백68억원)보다 무려 3.8배나 급증할 전망이다.

지난 상반기중 공교공단이 의료기관에 지불한 진료비는 6천3백3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1.3% 늘었다.

이에비해 보험료 수입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보험료를 평균 26% 인상하기는 했지만 공무원 봉급이 약 10%
삭감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8백18억원이 투입된 공단 직속 일산병원에도 내년까지 1천3백7억원
을 추가지출해야한다.

지역 및 직장의보도 약 2천억원의 적자 발생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국제통화기금(IMF)한파로 보험료를 내지않는 농어민 및 자영업자가 늘면서
전국 2백27개 지역의보의 보험료징수율도 91.2%로 지난해의 95.8%보다 4.6%
포인트 하락했다.

미수금만 8백45억원 생겼다.

직장조합도 정부의 실직자 지원대책으로 지난 3월이후 직장을 그만둔 조합원
대해 1년간 무료로 보험혜택을 주어야한다.

이에따른 재정부담만 1천3백억원에 이른다.

이뿐만 아니다.

지역의보와 공교공단이 통합돼 오는 10월 출범하는 국민의료보험관리공단은
2개월이상 보험료를 내지않더라도 보험 혜택을 계속 주어야한다.

그만큼 징수율이 낮아질수 밖에 없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의료보험에 돌아
온다.

의보재정이 이같이 빈사상태에 빠진 것은 무엇보다도 5년간 지역조합과
공교공단의 지출이 각각 21.1%, 19.3% 증가한데 반해 수입은 각각 16.5%,
9.3%느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지역의보에 대한 정부의 국고지원 비율이 해마다 낮아진 것도 의보부실화의
또 다른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따라 직장 및 지역, 의료보험공단 등 전체 의료보험은 지난해 3천8백
20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96년(8백77억원)보다 3백36% 급증한 것이다.

매년 흑자를 유지했던 직장조합마저 지난해 처음으로 2천2백76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이같은 상황인데도 복지부는 의료기관의 부당진료비 청구 근절 및 관리비용
절감 등 획기적인 비용 감축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고작해야 2000년부터 보험료 연체자에 대해 급여중단권을 부활시킨다는
방침 정도만 갖고 있다.

< 최승욱 기자 swcho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