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급변과 경기침체로 기업실적이 급변하자 회계처리기준을 변경해
손실폭이나 이익규모를 손질하는 기업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감독원 관계자는 이에대해 "감가상각비에 대한 회계기준변경 등은
기업의 순이익을 늘리는 효과가 있지만 회사의 본질가치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투자자의 주의를 촉구했다.

<>감가상각 변경 = 동국제강은 포항공장 기계장치 감가상각기간을 10년에서
20년으로 두배나 늘려 상반기 순손실을 2백29억원이나 축소시켰다.

대규모 생산설비투자로 감가상각 부담이 컸던 한국코트렐은 유형고정자산
감가상각법을 정률법에서 정액법으로 변경, 감가상각비를 4억3천만원이나
축소 계상했다.

17년만에 적자로 돌아선 현대자동차는 정률법을 정액법으로 고쳐 손실폭을
줄였다.

인천제철과 흥아타이어는 같은 방식으로 순이익을 늘렸다.

도시가스공급업체인 삼천리는 감가상각법과 공급설비 내용연수를 동시에
변경, 경상이익을 60억원이나 늘려 계상했다.

<>환차손익 변경 = 환율급변에 대응키 위해 한라건설은 당기에 전액비용
처리했던 환차손익을 이연처리방식으로 변경, 당기순손실액이
51억8천만원이나 감소했다.

반면 국제회계기준을 반영해 외화환산손익을 이연처리하던 것을 전액
상각한 한국유리는 당기순이익이 1백16억원 줄었고 영화금속은 당기순손실이
2억5천만원 확대됐다.

<>연구개발비 변경 = 미래산업과 삼성전기는 연구개발비 상각기간을
일시상각에서 5년균등상각으로 바꿔 비용을 크게 줄였다.

그러나 제일제당은 제품의 라이프사이클 단축등을 반영해 연구개발비
상각기간을 5년에서 일시상각으로 변경하는 바람에 순이익이 줄어들었다.

<>기타 = 이밖에 부산스틸은 건물등 자산의 내용연수 산정방법을 변경,
순손실이 8억원가량 줄었다.

또 장기신용은행은 금융채발행차금 상각방법을 정액법에서
유효이자율법으로 고쳐 영업이익을 2백4억원이나 부풀렸다.

< 박영태 기자 p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