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은행에 이어 최근 주택은행 상업.한일합병은행 등의 행장 후보로
오르내리는 이건삼 전 뱅커스트러스트 컴퍼니(BTC) 동북아총괄본부장은
국내 은행장을 맡을 의사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와 자주 접촉해온 조흥은행 한 임원은 16일 "그는 인베스트먼트뱅크
(투자은행)쪽이기 때문에 국내 커머셜뱅크(상업은행)에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중소기업은행장을 고사한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도 "이씨를 최근 은행장후보로 거명하는 것은 그를 너무
모르기 때문"이라며 "중소기업은행장을 맡아 달라는 정부 요청이 있을 때도
주변사람들은 다른 환경에서 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만류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굳이 국내에서 이씨에게 맞는 은행을 찾는다면 투자은행을 지향하는
산업은행 정도"라고 덧붙였다.

서울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온 이씨는 시티은행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 미국 레이니어은행을 거쳐 지난 82년부터 얼마전까지 BTC에서
일했다.

이씨는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골프장 매입을 고려할 정도로 여유가 있다"며 "조경에도
관심이 많아 요즘 그쪽 공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보수가 적어 중소기업은행장 자리를 거절했다는 얘기는 잘못 전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