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대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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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땅에다 금을 그어놓고도 그 안이 감옥이라하면 들어가려 하지
않는다"는 옛말이 있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에게 감옥은 그만큼 두려운 곳이었나 보다.
정약용은 감옥을 "이승의 지옥"이라고까지 했다.
동양의 고대 법사상에서는 "피하기는 쉽고 범하기는 어렵게"법을 만들고
일단 죄를 범하면 어김없이 법대로 처리하고 용서하지 않는 것을 이상으로
삼았다.
조선왕조에서도 죄를 짓고 옥에 갇히면 형기를 끝내지 않고는 좀처럼 옥문을
나서기 힘들었다.
지금도 우리가 법하면 곧 형을 연상하게 되는 것은 아마 이런 사상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
이처럼 엄격한 행형제도 아래서도 단 하나의 예외는 있었다.
왕가의 경사나 천재지변이 있을 때 왕은 사면령을 내려 죄인들을 옥에서
풀어주고 복권시켰다.
사면은 국왕의 특권이었다.
결국 국왕이 사면은 정치적 혼란이나 재해로 흉흉해지는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대화합정책의 일환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왕이 사면령을 내릴때마다 사헌부나 사간원 대신들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명석한 임금은 사면을 드물게 하지만 알차고, 혼탁한 세상일수록 사면은
잦지만 형식적이다"라는 성현의 말을 들먹이며 사면을 막았다.
정치적 목적으로 자주 사면을 하면 법의 권위를 떨어뜨려 백성들이 죄를
짓도록 부추기는 꼴이된다는 반대 논리를 폈다.
실학자 이익은 사면반대론자로 유명하다.
정부는 지난 15일 건국 50주년을 맞아 7천7명에 대해 대사면을 단행했다.
어느때보다 많은 공안사범 1백3명과 선거사범 한보사건 12.12, 5.18관련자
등도 사면됐다.
이번 사면에도 역시 석연치 못한데가 많아서인지 일각에서는 형평성 논란이
무성하고 공안사범을 대폭 석방한데 대한 비판과 우려의 소리도 높다.
국난극복을 위해 과거사를 훌훌 털어버리고 대화합을 하자는데 반대할
사람은 없겠지만 잦은 대규모 사면이 행여 국민의 준법정신에 흠이나
내는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7일자 ).
않는다"는 옛말이 있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에게 감옥은 그만큼 두려운 곳이었나 보다.
정약용은 감옥을 "이승의 지옥"이라고까지 했다.
동양의 고대 법사상에서는 "피하기는 쉽고 범하기는 어렵게"법을 만들고
일단 죄를 범하면 어김없이 법대로 처리하고 용서하지 않는 것을 이상으로
삼았다.
조선왕조에서도 죄를 짓고 옥에 갇히면 형기를 끝내지 않고는 좀처럼 옥문을
나서기 힘들었다.
지금도 우리가 법하면 곧 형을 연상하게 되는 것은 아마 이런 사상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
이처럼 엄격한 행형제도 아래서도 단 하나의 예외는 있었다.
왕가의 경사나 천재지변이 있을 때 왕은 사면령을 내려 죄인들을 옥에서
풀어주고 복권시켰다.
사면은 국왕의 특권이었다.
결국 국왕이 사면은 정치적 혼란이나 재해로 흉흉해지는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대화합정책의 일환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왕이 사면령을 내릴때마다 사헌부나 사간원 대신들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명석한 임금은 사면을 드물게 하지만 알차고, 혼탁한 세상일수록 사면은
잦지만 형식적이다"라는 성현의 말을 들먹이며 사면을 막았다.
정치적 목적으로 자주 사면을 하면 법의 권위를 떨어뜨려 백성들이 죄를
짓도록 부추기는 꼴이된다는 반대 논리를 폈다.
실학자 이익은 사면반대론자로 유명하다.
정부는 지난 15일 건국 50주년을 맞아 7천7명에 대해 대사면을 단행했다.
어느때보다 많은 공안사범 1백3명과 선거사범 한보사건 12.12, 5.18관련자
등도 사면됐다.
이번 사면에도 역시 석연치 못한데가 많아서인지 일각에서는 형평성 논란이
무성하고 공안사범을 대폭 석방한데 대한 비판과 우려의 소리도 높다.
국난극복을 위해 과거사를 훌훌 털어버리고 대화합을 하자는데 반대할
사람은 없겠지만 잦은 대규모 사면이 행여 국민의 준법정신에 흠이나
내는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