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일용잡화 식료품등을 파는 심야할인점 "돈키호테"가 일본
유통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새벽5~6시까지의 심야영업으로 독신자 중심의 "나이트 마킷(Night
Market)"을 석권하고 있다.

슈퍼 가전양판점등이 가격할인경쟁으로 홍역을 치루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돈키호테는 현재 도쿄 가네가와 지바 사이타마등에 10개의 점포를 갖고
있다.

도쿄시내 가부키초 번화가에 자리잡은 신주쿠점은 오전10시부터
새벽6시까지 영업을 한다.

일부 점포는 새벽5시에 문을 닫는다.

돈키호테는 이들 점포에서 97년도(6월 결산)에 1백46억2천만엔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96년도에 비해 48% 늘어난 것이다.

올해는 여기서 50% 더 늘어난 2백19억엔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심야할인점에 대한 발상은 창업자인 야스다사장의 체험에서 나왔다.

그는 대학졸업후 부동산회사에 취직했으나 도산으로 직장을 잃었다.

20년전인 29세때 도쿄시내에 "도로보(도둑)시장"이라는 잡화점을 냈다.

할인도매업자로 부터 잡화품을 들여와 밤12시까지 판매했다.

점장으로서 고객들과 직접 부대끼면서 많은 체험을 했다.

이를 통해 터득한게 바로 "유통심리학"이다.

"낮 고객은 목적을 갖고 물건을 사지만 심야의 독신고객은 충동으로
구매한다"는 게 그의 논리다.

독신자들은 밤시간을 보내기 위해 점포에 들렀다가 별생각없이 물건을
사서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돈키호테가 심야영업이라는 독특한 아이디어만으로 성공한 것은
아니다.

진열하는 상품이 끊임없이 바뀌고 분위기도 레스토랑이나 경양식 술집에
꾸며 놓았다.

손님이 찾게 만든 것이다.

우선 상품은 전품목의 40%가 계절성 상품이다.

그때 그때 나오는 것을 싼 값에 판매한다.

"대형슈퍼는 상품이 가지런하게 정열된 "정지화"지만 돈키호테는 상품이
계속 변하는 동화"라는 게 야스다사장의 설명이다.

다카하시 이사는 "돈키호테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손님이
즐길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한다.

과감한 권한위임도 성공에 한몫을 했다.

들여놓을 상품의 종류와 가격을 점포의 현장직원들이 결정한다.

고객의 요구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바로 점원이기 때문이다.

손익도 물론 점원들이 관리한다.

점원들은 목표달성 실적에 따라 6개월마다 임금계약을 경신한다.

"반봉제"를 실시하고 있는셈이다.

세르반테스 소설속의 돈키호테는 영웅망상에 빠져 헤메지만 일본의
유통업체 돈키호테는 발상의 전환으로 "밤의 기사"로 떠오르고 있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kimks@dc4.so-net.ne.j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