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된 한남투자신탁의 처리방향이 회사를 청산하고 남은 자산을 고객
에게 돌려주기로 결정됨에 따라 수익증권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

수익증권이 정부의 예금보호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수익증권에 돈을 맡긴 투자자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

지난 7월 한달동안 18조원이 수익증권에 몰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한남투신사태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 당장 손해를 보면서 수익증권을 환매(매각)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가입한 펀드가 우량한 지부터 살피는게 중요하다고 재테크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수익증권은 예금자보호대상에서 제외 =투신 증권 종합금융사 등에서
판매하는 수익증권은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금융기관이 운용한 실적에 따라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달라진다는
얘기다.

정부가 일정금액까지 보장해주는 예금보호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비과세가계신탁 근로자우대신탁 등 실적배당형 은행 신탁상품이 예금보호
대상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퇴출은행의 예에서 본 것처럼 원리금을 손해볼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수익증권이 무조건 위험한건 아니다.

증권투자신탁업법에 따라 별도의 보호장치가 마련돼 있다.

투신사는 고객 돈을 회사자산과 분리해 별도 관리한다.

고객이 돈을 맡기면 그 돈은 곧바로 수탁회사인 은행 계좌로 들어간다.

수탁회사인 은행은 투신사가 산 유가증권을 또 다시 증권예탁원에 보관한다.

투신사가 청산되면 은행에 별도 보관된 신탁자산을 처분해 고객들에게
돌려주게 된다.

이때 펀드별로 편입된 채권 CP 등에 관한 정확한 실사를 거쳐야 한다.

투신사가 문을 닫은 다음에도 돈을 찾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만약 채권 CP 주식 등의 가격이 떨어지면 투자원금보다 적은 돈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투신사 수익증권은 채권 주식 등 유가증권에만 운용한다.

은행 신탁이 일정규모를 대출로 운용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투신에 맡기는 것이 은행신탁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얘기도 그래서
나온 것.

투신사들이 자율적으로 조성키로한 5조원 규모의 투자신탁안정기금도 고객
보호에 쓰일 예정이다.

<>한남투신 고객의 경우 =현재로선 한남투신이 청산되고 고객 자산을 쪼개
돌려주게 돼있다.

한남투신 고객들이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선 원리금을 보장받을 방법이 없으므로 정부에 대책마련을 호소해야
한다.

지난해 정부는 인천 신세기투신을 청산하면서 모든 수익증권 자산을 한국
투신에 이관시키고 나머지 투신사들로 하여금 돈을 모아 지원토록 했다.

덕분에 신세기투신 투자자들은 거의 피해를 입지 않았다.

퇴출은행의 실적배당형 신탁상품 가입자들도 정부가 최소한 원금(만기해지시
연9%의 이자 포함)은 보장했다.

이같은 선례를 들어 최소한 원금만이라도 보장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을 경우 "누구는 보호해주고 누구는 안 해주냐"하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펀드운용내역 점검으로 안전성을 높여야 =수익증권에 투자하거나 할
예정인 투자자들은 투자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다만 자신이 가입한 펀드의 운용실적을 꾸준히 점검하면서 손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먼저 수익증권 운용실적 공시제도를 활용하는게 바람직하다.

투신(운용)사별로 주식형 공사채형 등 펀드별 6개월~1년 실적이 공개된다.

투신협회가 발간하는 "주간 수익증권"에 매달 실려있다.

각 투신사 창구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가장 좋은 의미의 AAA부터 BB까지 5개 등급이 있으므로 이를 활용하면 된다.

일부 우량기관들은 펀드별 수익률뿐 아니라 펀드별 운용내역도 공개하고
있다.

펀드에서 사들인 채권 등을 점검해 부도날 가능성은 없는지 조사하는 것도
투자위험을 줄일 수 있다.

부도가능성이 거의 없는 국공채만을 사들이는 국공채 전용 수익증권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투신사의 동향도 꾸준히 체크해야 한다.

한남투신의 경우 고객들의 환매요청이 이어지면서 3개월사이에 2조원이
빠져나갔다.

투신사 수탁고가 급속히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면 지체없이 환매하는게 좋다.

환매할 경우 중도해약 수수료를 물게 돼 이자손해가 불가피하나 투신사
파산으로 투자 원금조차 불투명해지는 것보다는 낫다.

최근 일부 투신사들은 고객이 맡긴 돈을 전액 보장한다는 허위광고를 내걸고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또 광고로 제시하는 수익률은 확정이자율이 아니고 앞으로 그렇게 수익률을
올리겠다는 목표배당률에 불과하다.

운용실적이 나쁘면 실제 수익률도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목표배당률의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는 것이 투신상품 투자의 ABC인 셈이다.

정부가 투신사 구조조정을 언제 어떻게 진행할 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도
중요하다.

투신사 구조조정이 늦춰진다는 이유로 수익증권에 돈이 몰렸으나 정부가
마냥 방치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부실이 심한 일부 투신(운용)사는 청산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항상
금융시장 동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