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유통이 운영하는 하나로클럽 창동점이 서울 동북부지역 쇼핑명소로
탄탄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개장후 석달만에 매출 5백억원을 돌파하는등초고속 성장을 거듭함에
따라 인근 슈퍼마켓이나 채소.과일가게들이 속속 문을 닫는 기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하나로클럽 창동점은 17일 지난 5월1일 개장후 7월말까지 3개월만에
5백억원(도매 제외)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E마트-월마트간의 가격경쟁이 한창이던 지난 15일엔 매출이 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개점후 최대인 11억7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덧붙였다.

이 할인점은 비수기인 8월 들어서도 지속적으로 성장, 일평균매출이
6억원을 넘어섰고 특히 둘째주엔 6억9천4백만원을 기록, 7억원에 근접했다.

이는 어지간한 백화점들의 하루매출을 월등히 앞지르는 규모다.

지난달엔 수도권 대형판매시설중 가장 짧은 기간인 개장후 73일만에
고객수 1백만명을 돌파했다.

하나로클럽에 고객이 몰리는 것은 직거래를 통해 여러가지 싱싱한
농산물을 시중에 비해 싸게 팔기 때문.

하나로클럽은 농산물을 도매시장에서 사들이지 않고 회원농협을 통해
산지에서 직접 가져와 팔고 있다.

창동점의 이승우 장장은"하나로클럽이 들어선뒤 이 지역 농산물 값이
전반적으로 20% 가량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하나로클럽 창동점이 기존 E마트 창동점과 함께 일평균 매출액이
10억원을 넘는 거대한 상권을 형성하면서 인근 아파트단지 상가나
소형점포들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하나로클럽이 들어선뒤 지역 영세자영업자들이 도봉구청과 정치인들에게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와 관련, 임익근 도봉구청장은 "지역주민들이 농산물을 싸게 사먹을
수 있게 된 반면 불황으로 허덕이던 소매상인들은 더욱 궁지에 몰렸다"면서
"중간에서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유통산업 구조재편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로 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민중기이사는"소매상들의 주장에도 일리는 있지만
유통시장이 완전개방된 지금 중간마진을 줄이기 위한 유통단계 축소는
피할수 없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