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8일자) 예상넘은 상반기 적자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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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각오했던 일이지만 막상 올상반기 국내상장사들의 적자규모가 사상
최악인 13조7천억원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암담한 느낌마저 든다. IMF체제에
따른 특수한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적자규모가 너무 큰데다 경영기반마저
취약한데 비해 앞으로 우리기업들이 안팎에서 겪어야 할 시련이 적지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영환경이 어려울수록 기업들은 손실발생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내실을 다져주기를 기대한다.
적자규모가 이렇게 엄청난 까닭은 장기간의 경기침체에다 살인적인
고금리와 환율폭등이 겹쳐 수많은 기업들이 쓰러졌기 때문이다. 비록
도산하지는 않았더라도 거액의 이자부담과 환차손 때문에 5백49개 상장사들중
절반 가까운 기업들이 적자를 기록했으며 특히 22개 은행들 및 기아.아시아
자동차가 각각 6조6천2백51억원과 6조1천1백80억원의 손실을 내 상장사 전체
적자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은행권의 경영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실채권과 유가증권평가손실에
대해 거액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했기 때문이며 기아.아시아자동차의 경우는
1조2천억원의 당기손실외에 지난 91년부터 97년까지 발생한 누적적자 3조원을
감춰오다 이번에 한꺼번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실은 금융 자동차
등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는 동시에 기업
회계의 투명성제고가 얼마나 절실한지 뒷받침해주고 있다.
올상반기 총적자에서 은행권과 기아.아시아자동차의 손실을 빼면 5백19개
상장사가 9천3백37억원의 적자를 낸 셈으로서, 외환위기에 따른 충격을 고려
하면 생각보다 적자규모가 작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보유부동산이나 계열사
같은 자산매각으로 5조원 가량의 특별이익이 발생한 덕분에 전체 적자규모가
줄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밖에 기업회계 방식의 변경으로 인한
적자축소도 임시방편일 뿐이며 기업형편이 나아진 것은 아니다.
이에 비해 원화절하에 힘입은 조선업 등 일부업종의 호황 및 수출증대의
효과는 기대이하로 작았다. 수출채산성이 악화된데다 오히려 지난 5월부터는
수출규모가 줄고 있고 엔화약세 위안화불안 러시아위기 등 세계경제 상황도
매우 유동적이기 때문에 하반기 이후 수출전망은 낙관적이지 못하다. 게다가
올하반기에는 경기침체에다 홍수피해까지 겹쳐 내수전망도 매우 비관적이므로
기업들의 적극적인 구조조정 노력외에 이미 예고한대로 정부가 적자재정
확대를 통해 제한적인 범위에서 경기부양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만 적자재정을 통한 경기부양조치가 기업들의 구조조정 노력을 약화시켜
서는 안되며 기업도산 및 부실채권 발생을 최소화함으로써 산업기반의 붕괴를
막고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시킬 때만이 기업들의 흑자경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8일자 ).
최악인 13조7천억원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암담한 느낌마저 든다. IMF체제에
따른 특수한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적자규모가 너무 큰데다 경영기반마저
취약한데 비해 앞으로 우리기업들이 안팎에서 겪어야 할 시련이 적지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영환경이 어려울수록 기업들은 손실발생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내실을 다져주기를 기대한다.
적자규모가 이렇게 엄청난 까닭은 장기간의 경기침체에다 살인적인
고금리와 환율폭등이 겹쳐 수많은 기업들이 쓰러졌기 때문이다. 비록
도산하지는 않았더라도 거액의 이자부담과 환차손 때문에 5백49개 상장사들중
절반 가까운 기업들이 적자를 기록했으며 특히 22개 은행들 및 기아.아시아
자동차가 각각 6조6천2백51억원과 6조1천1백80억원의 손실을 내 상장사 전체
적자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은행권의 경영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실채권과 유가증권평가손실에
대해 거액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했기 때문이며 기아.아시아자동차의 경우는
1조2천억원의 당기손실외에 지난 91년부터 97년까지 발생한 누적적자 3조원을
감춰오다 이번에 한꺼번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실은 금융 자동차
등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는 동시에 기업
회계의 투명성제고가 얼마나 절실한지 뒷받침해주고 있다.
올상반기 총적자에서 은행권과 기아.아시아자동차의 손실을 빼면 5백19개
상장사가 9천3백37억원의 적자를 낸 셈으로서, 외환위기에 따른 충격을 고려
하면 생각보다 적자규모가 작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보유부동산이나 계열사
같은 자산매각으로 5조원 가량의 특별이익이 발생한 덕분에 전체 적자규모가
줄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밖에 기업회계 방식의 변경으로 인한
적자축소도 임시방편일 뿐이며 기업형편이 나아진 것은 아니다.
이에 비해 원화절하에 힘입은 조선업 등 일부업종의 호황 및 수출증대의
효과는 기대이하로 작았다. 수출채산성이 악화된데다 오히려 지난 5월부터는
수출규모가 줄고 있고 엔화약세 위안화불안 러시아위기 등 세계경제 상황도
매우 유동적이기 때문에 하반기 이후 수출전망은 낙관적이지 못하다. 게다가
올하반기에는 경기침체에다 홍수피해까지 겹쳐 내수전망도 매우 비관적이므로
기업들의 적극적인 구조조정 노력외에 이미 예고한대로 정부가 적자재정
확대를 통해 제한적인 범위에서 경기부양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만 적자재정을 통한 경기부양조치가 기업들의 구조조정 노력을 약화시켜
서는 안되며 기업도산 및 부실채권 발생을 최소화함으로써 산업기반의 붕괴를
막고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시킬 때만이 기업들의 흑자경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