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모라토리엄와 루블화 평가절하 발표 소식이 전해지자 전세계
금융시장은 즉각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러시아는 물론이고 러시아와 직간접적으로 거래관계를 맺고 있는 유럽과
아시아, 미국 등의 주식시장이 일제히 하락하고 각국의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등 충격을 받았다.

우선 러시아 증시는 당국의 우려대로 개장과 함께 매도세가 몰리면서 무려
5.4% 폭락했다.

피치IBCA사가 러시아 14개 대형 은행들의 장단기 채무에 대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독일 등 유럽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독일 DAX지수는 개장과 함께 1.63%가 빠지는 등 내림세를 계속했다.

특히 루블화 채권을 많이 갖고 있는 시중 대형은행들의 주가 폭락현상이
두드러졌다.

최대은행인 도이체방크와 코메르츠은행의 주가는 개장과 함께 팔자주문에
밀려 각각 3.0%와 2.3%씩 곤두박질쳤다.

또 무디스가 "앞으로 이들 은행들의 신용도를 재고하겠다"고 발표해 독일
금융계를 긴장시켰다.

독일 마르크화 역시 런던시장에서 달러당 1.80910마르크를 기록하는 등
하락세였다.

이외에도 런던 FT-SE지수(4.03%), 프랑스 CAC40지수(1.3%) 등도 벨기에
(1.31) 포르투갈(0.8%) 폴란드(3.0%) 스위스(1.1%) 등의 주가지수들과 함께
하락세를 지속, 유럽 주식시장을 약세에 빠뜨렸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이날 모라토리엄 움직임이 감지되면서부터 2.2%가
속락, 1만4천엔대까지 내려앉았다.

이는 지난 12동안 최저수준이다.

엔화 가치도 루블화 절하소식이 전해진 후 등락을 거듭하다 전날보다
달러당 1.57포인트나 하락,146엔대 후반까지 떨어졌다.

이외에도 싱가포르 외환시장에서 싱가포르달러는 지난 14일 종가인 달러당
1.7450싱가포르달러에서 1.7573까지,말레이시아 링기트화는 달러당
4.1900링키트에서 4.2220링키트로, 필리핀 페소는 43.05페소에서 43.195페소
로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한편 이날 중국 주식시장에서는 종합주가지수가 하루동안 무려 8.25%
(96.419포인트)나 하락했다.

금융전문가들은 이번 루블화 절하가 아시아 금융위기의 "뇌관"으로 불리는
위안화 절하 압력요인을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