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연구기관들이 한국경제의 성장률전망을 잇따라 낮춰 잡고 있다.

기관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정부와 IMF(국제통화기금)의 당초 전망치
마이너스 4%를 훨씬 밑돌고 있다.

세계적인 경제예측기관인 미국 와튼계량경제연구소(WEFA)는 최근 공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GDP(국내총생산)기준 경제성장률을
당초 전망한 마이너스 1.8%에서 마이너스 4.8%로 수정했다.

WEFA는 내년도 성장률전망도 당초 2.2%에서 0.6%로 하향조정하고 "1.4분기
중 GDP 성장률이 급락하고 산업생산이 침체를 면치 못함에 따라 성장률
전망을 대폭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 기관은 올해 급격한 수입감소에 따라 원화가치하락이 저지되면서 물가
상승률은 당초 전망보다 낮은 11.1%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같은 물가상승요인이 내년 이후로 전가돼 99년과 2000년에는
각각 10.5%와 8.4%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상수지흑자가 올해와 내년에 대폭 발생하겠지만 2000년부터는 수입
증가율이 수출증가율을 상회, 흑자가 줄어들고 물가도 상승압력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WEFA는 아시아외환위기의 충격이 미국과 캐나다에도 영향을 미쳐 세계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3.7%에서 올해 2.2%로 하락한뒤 내년에는 2.8%로 다소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월가의 대표적인 경기조사기관인 데이터리소시스연구소(DRI)도 최근
한국의 올해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 6.7%로 떨어져 아시아에서 인도네시아
(마이너스 19.9%) 다음으로 낮은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내년에는 1%의 성장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산하기관이기도 한 DRI는
"아시아의 경제위기는 당초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것이며 특히 올해의
경제전망은 절망적이고 내년에도 본격적인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
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국제금융연구소(IIE)도 DRI와 비슷하게 한국경제가 올해 마이너스
6.5%, 내년에 1%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이 비관적인 전망이 확산되는데다 러시아의 대외채무지불유예선언 등
대외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정부는 내달중에 경제를 회생시킬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는 우선 1단계 금융구조조정이 마무리되고 실사결과가 나오는대로
20조원이상의 재정을 투입해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매입해줄 계획이다.

경영개선계획을 승인받은 은행에는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에
구애받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증자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 신용보증기금에 1조8천억원을 추가로 투입, 중소기업에 대해 대대적인
신용보증을 실시, 금융경색을 해소할 계획이다.

또 추경예산안이 통과되는대로 사회간접자본투자와 실업및 수해대책예산을
집행, 경기를 뒷받침하기로 했다.

< 김성택 기자 idnt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