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미 대통령은 과연 탄핵당할 것인가"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성관계 사실을
인정함에 따라 이제 세계의 이목은 미 의회가 그를 위증죄로 탄핵할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로서는 클린턴 대통령이 탄핵당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미 의회가 탄핵 절차에 대한 논의 자체를 시작할 지조차 불투명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탄핵을 추진할 공화당에게 이 문제는 성공여부를 떠나 결코 부담이 적지
않은 사안이기 때문이다.

클린턴은 성추문 사건수사가 진행되는 사이에도 70% 넘는 인기를 유지해
왔고 이런 높은 인기도는 17일 대통령의 대배심원 증언 순간에도 이어졌다.

여기엔 미국 경기가 8년내리 호황이라는 경제적 여건이 배경이 됐다.

국민들로부터 국가경영면에서 상당히 좋은 점수를 받는 대통령을
사생활문제를 깨내 쫓아낸다는 것이 공화당에 명분을 주지 못한다고
풀이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화당내에서는 클린턴을 탄핵하기보다는 민주당의 도덕성을
물고늘어져 오는 2000년 대선을 준비하는게 차선책이라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연방상원의 오린 해치 법사위원장(공화당)도 "미국인들은 과거에도 많은
잘못을 용서해 왔다"며 "미국인들은 이번에도 그를 용서할 것이며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는 온건한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공화당 일부에서는 위증이나 위증교사가 명백한 경우라면 당연히
의회가 대통령을 탄핵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주장도 살아있다.

탄핵추진여부는 이번 사건의 담당 특별검사인 케네디 스타가 수사를
종결한 후 하원에 보고서를 제출한 다음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간다.

그러나 스타 검사가 보고서에서 대통령의 탄핵을 건의할 것인지 여부도
한달 후에나 결정될 것으로 보여 탄핵여부 논란은 아직 시기상조란 게
중론이다.

그러나 이번 증언번복으로 클린턴 스스로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셈이어서 지도자로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는 적지않은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사태는 오는 11월 있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측의 감표 요인으로
작용, 클린턴의 당내 정치적 영향력도 크게 위축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탄핵까지 가진 안더라도 "레임덕"현상이 생각보다 일찍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어떻든 르윈스키와의 성추문 사건은 이제 뒤처리만을 남겨놓은 채 사실상
이미 막을 내려가고 있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