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학회는 18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금융산업위기와
정보통신산업"을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19일까지 이틀간 계속되는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에서 활동중인 경제학자
5백여명이 참가, 한국경제 위기의 원인을 진단하고 진로를 모색해 보는
기회를 갖는다.

주제발표 내용을 간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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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환.금융위기와 금융 구조개편 ]

이덕훈 < KDI 연구위원 >

외환위기로 시작된 금융위기가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이 여파로 기업도산이 속출하고 경기불황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기업의 부도도미노로 실업률은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위기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금융산업 구조조정을 통한 자금시장
정상화가 최우선 과제이다.

이번 금융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금융기관의 부실심화에 따른 대외신인도
추락으로 분석된다.

개혁이 미뤄질수록 한국경제의 신인도는 더욱 추락할 것이다.

금융 구조조정이 과감하고 신속하게 진행돼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신용질서를 유지하면서 금융구조조정을 단기간내에 차질없이 완료하려면
체계적이고 치밀한 청사진을 작성해야 한다.

이어 한정된 재원을 효과적으로 투입하는 한편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도덕적 해이 및 예금인출사태 등의 부작용도 막아야 한다.

특히 개혁과정에는 정치논리를 배제하고 선진국에서 확립된 국제기준의
시장경제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구조조정이 정치논리에 따라 이뤄진다면 특혜논란과 함께 사후적인 책임
소재와 관련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금융부실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선 먼저 회생가능성이 희박한
금융기관은 과감하게 정리해야 할 것이다.

이는 금융기관 경영합리화의 강력한 신호로 작용할 것이다.

주주권 회복을 통해 주주의 금융기관 감시기능을 강화하는 것도 금융부실을
줄이는 방안이 될 수 있다.

감독당국의 적기시정조치를 상설 제도화, 금융산업의 건전성을 확립하는
노력 또한 중요하다.

기업구조조정은 정부가 인위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금융기관의 여신심사
기능에 의해 구조조정이 촉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조조정과정에서 신용경색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신용질서 및
금융의 안정성 유지를 위한 병행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자금경색 완화를 위해 통화를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한편 총괄적인 청사진을
대내외적으로 공표, 금융구조조정이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