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5대기업을 중심으로 전자 자동차 정유 석유화학 등 주요 산업분야의
"빅딜"(대규모 사업교환)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대해 한화종합화학
대림산업 등 선발 유화업체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현대 삼성 등 후발업체들이 포함된 5대기업 내에서 결정한 결과에는 절대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 한화종합화학 호남석유화학 대한유화 등
4개 NCC(나프타분해공장)업체들은 이달말 발표될 예정인 "재계 자율
구조조정안"에 유화 부문은 제외해줄 것을 전경련 태스크포스에 요청키로
했다.

이들은 구조조정안에 불가피하게 유화업계 구조조정안이 포함될 경우에는
자신들을 구조조정 논의에 참여시켜달라고 요구키로 했다.

선발 유화업체들이 전경련 태스크포스가 추진하고 있는 재계 자율구조조정
에 반대하는 이유는 5대기업이 유화업계를 대표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구조조정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선발업체들이 참여한 가운데 전문적인
논의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 이들 업체들의 시각이다.

한화종합화학 관계자는 "현대와 삼성은 NCC 붐을 타고 90년대초에 참여한
후발업체로서 구조조정을 주도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 삼성 LG SK 등 4개 업체가 서로 합의해 사업교환을 하는 것은
몰라도 다른 업체의 구조조정 방향까지 언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이라고 덧붙였다.

대림산업의 한 임원은 "유화산업은 참여 업체가 많기 때문에 장기발전
방향을 놓고 심도있는 토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유화업종이 빅딜의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끼워넣기 형태가 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호남석유화학측은 "현 상태에서 유화업체를 통합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는 의문"이라며 "유사한 사업분야를 가진 업체들을 합하면 중복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을 안할 수 없어 실업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한유화 관계자는 "빅딜이 말처럼 쉽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당사자들이 없는 상황에서 기업의 합병과 매각, 사업교환을 합의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선발업체들이 이처럼 강하게 반발함에 따라 유화부문의
구조조정안은 전경련 자율구조조정안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동차 전자 정유 등 다른 부문의 빅딜 성사를 위해 유화부문을 할수없이
포함시킬 경우도 5대그룹 안에서만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업체 관계자는 "유화산업이 사업교환을 위한 "와일드카드" 처럼
활용되고 있다"며 "세계적인 경기전망과 경쟁국의 신증설 동향에도
민감한 업종을 부동산 거래 다루듯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정유 항공 건설 등 참여기업이 많은 업종들에서 5대기업이
주도하는 구조조정에 반발하는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