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 상장사들은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영업실적을 올려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상장 4개사의 상반기중 순이익은 모두 1백85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상반기의 경우 1억5천만원 이익으로 적자를 면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근래 보기 드문 실적개선으로 손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특히 경기침체로 화장품시장의 규모 자체가 6%정도 줄어든
상황에서 이룩한 영업실적 호전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원화가치 하락으로 외국화장품 수입이 50% 격감하고 에바스 등 중견업체들의
부도로 다른 회사들이 반사이익을 얻은 것이 실적호전 배경으로 분석됐다.

수익성 개선외에 자산재평가및 자산매각에 힘입어 화장품업계의 평균
부채비율도 지난해말 2백37%에서 6월말 1백38%로 떨어지는 등 재무구조도
개선됐다.

전체 매출액은 4천5백67억원으로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회사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태평양 한국화장품 등 재무구조가 튼튼하고 일찍 구조조정을 단행한
대형사들은 웃었고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나쁜 회사들은 울어야 했다.

<>태평양=상반기 매출액은 3천6백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다.

주름살 제거크림 등 부가가치가 높은 기능성 화장품이 잘 팔린데다 수입품
수요 감퇴 등에 힘입어 시장점유율을 3.5%포인트 넓혔다.

반기순이익은 2백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배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자산재평가(재평가차액 1천7백61억원) 등에 힘입어 지난해말
3백%에서 6월말 1백28%로 대폭 낮아졌다.

하지만 주가는 1만2천원대에서 머뭇거리고 있다.

관계사인 태평양생명보험이 정부로부터 경영정상화 이행계획서를 제출토록
요구받았기 때문이다.

<>한국화장품=4년만에 흑자로 올라서는 개가를 올렸다.

인원감축 적자사업부문 정리같은 강력한 구조조정을 실시한 결과다.

매출액은 파메스를 비롯한 신제품 출시로 인해 전년동기대비 4.5% 증가한
5백58억원을 기록했다.

6월말 기준 부채비율은 1백4%로 재무구조도 양호한 편이다.

10월1일자로 자산재평가를 실시할 예정으로 재평가 차액이 반영되면
부채비율은 50%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올 한해 전체로는 1천5백억원의 매출(2%증가)에 14억원의 경상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대우증권은 전망했다.

<>라미화장품=상반기중 2백27억원의 매출액에 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매출액과 경상이익이 각각 8.7%및 40.5% 줄어들었다.

금융비용이 만만치 않았던데다 외제 화장품의 수요 감퇴 수혜도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6월말 현재 부채비율은 2백17%로 업계 평균을 웃돌고 있다.

<>피어리스=화장품업계에서 유일하게 적자전환한 상장사다.

상반기중 매출액은 1백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46.4% 감소한
가운데 3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경기변동에 민감한 색조제품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금년 한해 전체로도
흑자전환을 기대하기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방문판매망을 확보하지 못한 점도 실적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하반기중 신규브랜드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2백65%이다.

< 조성근 기자 trut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