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그는 자유방임주의자가 아니다.
"국부론"에 앞서 쓴 "도덕감정론"을 함께 읽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불황시대에 적자재정의 효용성을 강조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그는 평생 화폐와 결부된 이론이나 정책을 주장한 사람이었다.
스미스를 자유방임주의자, 케인스를 적자재정주의자로 단정짓는 교과서적
이해방법으로는 경제학사에 이름을 남긴 "스승"들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완전히 알 수 없다.
"세계를 움직인 경제학 명저 88"(네이 마사히로편 이균역 한국경제신문사)는
이처럼 잘 못 알려진 통설의 틈새를 메워주는 책이다.
지난 3백여년간 세계 경제학의 물줄기를 바꿔놓은 대가들의 역저 88권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엮은 것이다.
이 책에는 중상주의 시대 윌리엄 페티의 "정치산술"부터 오늘날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미시경제학"까지 수많은 학자들의 주장이 시대별로 나열돼
있다.
이론과 현실을 접목하려는 저명 학자들의 노력을 따라가다 보면 "경제사상은
결코 죽지 않는다.
다만 순환할 뿐이다"는 진리를 만나게 된다.
이를 통해 지금의 우리 상황과 앞으로의 흐름도 읽을 수 있다.
자유주의 경제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은 애덤 스미스, 존 스튜어트 밀,
알프레드 마셜, 프랭크 하이네먼 나이트,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폰
하이에크, 밀턴 프리드먼 등의 순서로 읽어도 좋다.
경제학사 연대표와 인명.서명 색인이 정리돼 있고 용어설명 인물사진도
실려있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