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부가 대형은행 파산방지 대책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대형 부실은행에 공적자금을 지원해 회생을 지원하고 그래도 경영이
어려우질 경우엔 일본은행의 특별융자를 대주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한마디로 부실기관을 퇴출시키지 않고 돈을 재원해 살려 "소프트랜딩"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본 금융감독청과 일본은행은 대형은행을 파산시킬 경우 금융시장 등에
미칠 악영향을 감안, 대형은행은 파산을 전제로 하는 브리지뱅크(가교은행)
제도 적용대상에서 제외시키고 합병이나 영업양도를 통해 회생시키기로
했다.

파산상태의 장기신용은행에도 공적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의 이같은 방침과 시장개입 가능성에 따라 이날 도쿄시장에서
엔화가치는 달러당 1백42.87엔까지 올랐다.

아시아 국가들의 주가도 대부분 오름세를 보였다.

미야자와 기이치 대장상은 20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대형은행이
도산하면 국내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엄청난 피해를 가져온다"며
"대형은행을 구제하기 위해 무담보 대출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를위해 예금보험기구에 30조엔이 확보돼 있다며 대형은행의
경영이 위기에 몰릴 경우 최종대응수단의 하나로 일본은행 특별융자를
발동할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야미 마사루 일본은행 총재도 "대형은행이 파산하지 않도록 필요한
자본을 투입하거나 구제합병을 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정부와 일본은행의 이같은 방침은 파산상태에 이르른 장기신용은행에
첫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실제로 스미토모은행과 일본장기신용은행간의 합병지원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정부는 <>일은특융실시 <>5천억~1조엔규모의 공적자금투입 <>불량채권
대규모 인수 등의 방안을 논의중이다.

그동안 10일 연속 하락하던 장기신용은행의 주가는 이날 정부의 지원계획
발표로 무려 17%나 뛰었다.

정부는 장기신용은행 지원을 위해 우선 건전한 은행에 대한 지원에
사용되는 13조엔규모의 공적자금을 활용할 방침이다.

장기신용은행이 발행하는 우선주등을 1조엔까지 인수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금융기관이 파산할 경우 예금지급 재원으로만 써온
일은특융을 장기신용은행에도 지원할 방침이다.

장기신용은행의 불량채권처리를 위해 불량채권매입기구에 정부가 보증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정부와 일본은행은 앞으로 대형은행이 위기에 빠질 경우 장기신용은행과
같은 방식을 그대로 적용한다는 입장이다.

물론 야당은 이같은 정부방침에 반대하며 부실기관을 즉각 파산처리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은 크게 줄어드는 양상이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kimks@dc4.so-net.ne.j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