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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사태] '재계가 걱정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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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사태가 국민회의의 중재안으로 타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회사측은 중재안이 노조에만 이롭다며 반발하고 있고 경총을 비롯한
    경제5단체가 정리해고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에 강력히 항의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일부에서는 "이 조건으로 협상이 타결된다면 파업을 중단한다는 의미밖에는
    없다"며 "정부는 노사에 많은 상처를 남기고도 구조조정의 실마리를 찾는데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서슴지
    않고 있다.

    재계의 비난은 무엇보다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에 집중돼 있다.

    "정부가 구조조정의 첫 단추인 고용조정을 가로막는다면 기업의 구조조정은
    늦춰질 수밖에 없을 것"(경총 김영배 상무)이라는 비난이다.

    현대자동차의 정리해고 문제에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워온 것은 국내 최대
    사업장에서의 고용조정 사례가 다른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

    따라서 1만8천7백여명의 유휴인력 가운데 고작 2백50~3백명만 정리해고가
    가능하다면 다른 회사는 정리해고를 하지 말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얘기다.

    게다가 현대는 정리해고 문제로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회사와 협력업체가
    무려 1조5천억원이나 되는 손실을 입었다.

    협력업체는 3백여개가 부도를 냈고 나머지도 거의 빈사상태에 빠져 있다.

    게다가 정리해고 대상 8천여명 대부분을 희망퇴직으로 처리하면서
    10~12개월치나 되는 임금을 위로금으로 지급해야 했다.

    엄청난 정리해고 비용을 지출하는 셈이다.

    대규모 사업장의 첫 정리해고 사례가 이렇게 나온다면 다른 회사들은 아예
    정리해고를 생각할 수 없다.

    H그룹 한 관계자는 "정부가 팔짱을 끼고 있는데 무엇을 믿고 구조조정에
    나서겠느냐"며 "고용조정 문제를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가 대규모 정리해고를 추진해온 지난 1월부터 정부는 지속적으로
    정리해고를 억제시켜 왔다.

    이기호 노동부장관은 "대량해고는 해고회피노력을 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해
    적법조치하겠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다른 장관들도 마찬가지다.

    불법행위를 묵인한채 법집행을 미뤘다는 비난도 면키 어렵다.

    주무부처인 노동부도 "현대의 정리해고는 충분한 해고회피노력을 거친
    적법한 절차"라고 누차 강조해 왔다.

    그러나 한달 가까운 파업기간동안 정부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전경련 이용환 상무는 "노사개혁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엄정한
    법집행 정신이 중요하다"며 "현대 사태를 지켜보면서 정부가 오히려 불법을
    조장한다는 느낌을 받았을 정도"라고 말했다.

    회사는 엄청난 피해를 보면서 정리해고 규모를 8천여명에서 2백50~3백여명
    으로 줄이게 됐고 노조도 정리해고 규모는 줄였지만 결과적으로는 8천여명의
    동료를 내보내게 됐다.

    다만 정부는 노조에 인심을 잃지 않은채 "정리해고의 전례"라는 선물을
    받게 됐다.

    회사와 노조는 만신창이가 된채 정부만 명분을 찾았다는 것이 이번 현대
    사태의 결과라는게 재계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2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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