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 6개월/구조조정] 증권/투신 : '감축'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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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구조조정이 초읽기에 들어간다.
5개은행과 4개 생보사를 퇴출시킨 금융감독위원회는 현재 증권업계
구조조정을 위해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금감위는 우선 21일 4개 증권사에 대해 경영개선계획서 제출을 요구했다.
이를 위해 금감위는 6월말 기준 영업용순자본비율과 경영현황을 면밀히
검토했다.
또 각 증권사들이 발행한 후순위채권의 유효성 여부를 판별, 재무건전성
평가 작업을 이미 마쳤다.
금감위는 오는 10~11월께 경영개선 계획서를 평가해 구조조정의 강도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경영개선계획이 충분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되는 일부 증권사는
연말께 퇴출을 당할 것으로 보인다.
<> 현황 =증권사 구조조정은 이미 지난해말부터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모기업의 부도로 동서증권이 지난해말 영업정지를 거쳐 지난6월초 퇴출됐다.
적자누적으로 정상영업이 어려운 고려증권도 같은 절차를 밟았다.
올들어서는 산업증권과 장은증권이 모은행의 구조조정 차원에서 정리단계에
들어갔다.
나머지 증권사들은 금감위의 구조조정 메스를 피하기 위해 인력감축과
임금삭감을 실시했다.
1년새 30개 증권사에서 전체적으로 4천여명 이상이 퇴직했고 인건비도
6백19억원이나 절감했다.
조직슬림화가 가속화되면서 해외현지법인및 해외사무소도 61개나 철수,
현재 54개만 남았다.
또 주식보유규모를 6조원에서 1조원으로 줄이고 국제업무를 사실상 포기하는
등 리스크가 큰 업무를 대폭 줄였다.
지급보증업무를 그만둔 것도 같은 차원이었다.
M&A(인수합병)가 진행되기도 했다.
최근 동아증권의 소유주가 동아그룹에서 벤처캐피털인 세종기술투자로
바뀐게 대표적인 예다.
모은행이 합병하게 되면 자회사인 증권사들끼리 합치는 경우도 속출할
전망이다.
<> 향후 구조조정 대상 증권사 =6월말현재 영업용순자본비율이 1백50%에
미달하는 증권사는 SK 동방페레그린 장은 쌍용증권 등 4개사라고 금감위는
밝히고 있다.
쌍용증권은 당초 이 비율이 1백67%로 커트라인을 넘었지만 최근 수천억원의
후순위채가 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해 마이너스 수준으로 떨어졌다는게
금감위의 설명이다.
역시 이 비율을 맞추지 못한 산업증권은 이미 청산쪽으로 처리가닥이
잡혀있다.
현재 SK증권과 동방페레그린증권은 재무건전성비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
경영을 정상화할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SK증권은 연내에 4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증자가 성공하면 영업용순자본비율이 2백50%, 재산채무비율이 1백20%이상
된다는 설명이다.
홍주관 SK증권 대표이사는 "증권사 정상화에 대한 그룹의 의지가 강하다"며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할때 세부계획을 제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동방페레그린증권은 계열사인 투신운용사를 청산하게 되면 3백억원을 확보할
수 있고 대주주의 지원을 받으면 이달중 건전성비율을 1백50%이상으로 높일수
있다는 입장이다.
쌍용증권은 현재 사옥매각 외국인투자유치 등을 다각적으로 추진, 금감위도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장은증권은 채권전문 증권사로 거듭나기를 시도하고있으나 모은행인
장기신용은행이 지원을 사실상 중단, 회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 일정과 구조조정 방법 =계획대로라면 오는 10월20일께면 윤곽이 확연히
드러날 전망이다.
이날까지 4개 증권사는 경영개선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금감위는 이로부터 1개월내 계획서를 검토, 각 증권사에 대해 승인 조건부
승인 불승인 등 세가지중 하나를 판정한다.
승인받으면 계획대로 자구계획을 이행하면 되고 조건부승인이 떨어지면
이를 보완해야 한다.
만약 불승인 결정을 받는다면 영업정지를 거쳐 청산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동서 고려증권이 그랬고 산업증권이 같은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일정이 다소 빨라질수도 있다.
외국자본을 유치하려면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금융시스템을 원상복귀시키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 높기 때문이다.
금감위는 이같은 의견을 반영, 5개 은행을 당초 일정보다 1개월여 이상
빨리 자산부채이전 방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경영개선 계획서 제출기한이 1개월정도 단축될 가능성도 있다는게 일부
증권관계자들의 시각이다.
<> 판도변화 전망 =증권사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업계의 밑그림이 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먼저 안전성이 증권투자자들에게 강조되면서 증권업계의 차별화가
진행중이다.
동서 고려증권이 망하면서 주식투자자들이 대우 LG 현대 삼성 등 대그룹계열
증권사로만 몰려갔다.
수익증권도 이들 증권사가 싹쓸이하고 있다.
현재 대형증권사들은 10조~13조원의 수익증권 수탁고를 기록, 은행의 경쟁
상대로까지 부상했다.
대그룹계열 이외 증권사는 특정부문의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선물에 특화, 현재 시장점유율을 21%수준으로 높여 부동의
1위자리를 굳혔다.
동양증권의 경우 국공채 부문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으며 동아증권은
채권전문 증권사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대형증권사든 아니든 과거처럼 주식약정에 의존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이미 한국증시의 큰손으로 떠오른 외국인은 국내 증권사에 매매의뢰를 거의
하지 않는다.
주가마저 폭락, 주식에서 기대할 것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미국의 사이버증권사인 E-trade마저 상륙할 예정이어서 경쟁상황은
갈수록 격화될 수밖에 없다.
국내 증권사들이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된다.
< 박준동 기자 jdpowe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4일자 ).
5개은행과 4개 생보사를 퇴출시킨 금융감독위원회는 현재 증권업계
구조조정을 위해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금감위는 우선 21일 4개 증권사에 대해 경영개선계획서 제출을 요구했다.
이를 위해 금감위는 6월말 기준 영업용순자본비율과 경영현황을 면밀히
검토했다.
또 각 증권사들이 발행한 후순위채권의 유효성 여부를 판별, 재무건전성
평가 작업을 이미 마쳤다.
금감위는 오는 10~11월께 경영개선 계획서를 평가해 구조조정의 강도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경영개선계획이 충분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되는 일부 증권사는
연말께 퇴출을 당할 것으로 보인다.
<> 현황 =증권사 구조조정은 이미 지난해말부터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모기업의 부도로 동서증권이 지난해말 영업정지를 거쳐 지난6월초 퇴출됐다.
적자누적으로 정상영업이 어려운 고려증권도 같은 절차를 밟았다.
올들어서는 산업증권과 장은증권이 모은행의 구조조정 차원에서 정리단계에
들어갔다.
나머지 증권사들은 금감위의 구조조정 메스를 피하기 위해 인력감축과
임금삭감을 실시했다.
1년새 30개 증권사에서 전체적으로 4천여명 이상이 퇴직했고 인건비도
6백19억원이나 절감했다.
조직슬림화가 가속화되면서 해외현지법인및 해외사무소도 61개나 철수,
현재 54개만 남았다.
또 주식보유규모를 6조원에서 1조원으로 줄이고 국제업무를 사실상 포기하는
등 리스크가 큰 업무를 대폭 줄였다.
지급보증업무를 그만둔 것도 같은 차원이었다.
M&A(인수합병)가 진행되기도 했다.
최근 동아증권의 소유주가 동아그룹에서 벤처캐피털인 세종기술투자로
바뀐게 대표적인 예다.
모은행이 합병하게 되면 자회사인 증권사들끼리 합치는 경우도 속출할
전망이다.
<> 향후 구조조정 대상 증권사 =6월말현재 영업용순자본비율이 1백50%에
미달하는 증권사는 SK 동방페레그린 장은 쌍용증권 등 4개사라고 금감위는
밝히고 있다.
쌍용증권은 당초 이 비율이 1백67%로 커트라인을 넘었지만 최근 수천억원의
후순위채가 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해 마이너스 수준으로 떨어졌다는게
금감위의 설명이다.
역시 이 비율을 맞추지 못한 산업증권은 이미 청산쪽으로 처리가닥이
잡혀있다.
현재 SK증권과 동방페레그린증권은 재무건전성비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
경영을 정상화할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SK증권은 연내에 4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증자가 성공하면 영업용순자본비율이 2백50%, 재산채무비율이 1백20%이상
된다는 설명이다.
홍주관 SK증권 대표이사는 "증권사 정상화에 대한 그룹의 의지가 강하다"며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할때 세부계획을 제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동방페레그린증권은 계열사인 투신운용사를 청산하게 되면 3백억원을 확보할
수 있고 대주주의 지원을 받으면 이달중 건전성비율을 1백50%이상으로 높일수
있다는 입장이다.
쌍용증권은 현재 사옥매각 외국인투자유치 등을 다각적으로 추진, 금감위도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장은증권은 채권전문 증권사로 거듭나기를 시도하고있으나 모은행인
장기신용은행이 지원을 사실상 중단, 회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 일정과 구조조정 방법 =계획대로라면 오는 10월20일께면 윤곽이 확연히
드러날 전망이다.
이날까지 4개 증권사는 경영개선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금감위는 이로부터 1개월내 계획서를 검토, 각 증권사에 대해 승인 조건부
승인 불승인 등 세가지중 하나를 판정한다.
승인받으면 계획대로 자구계획을 이행하면 되고 조건부승인이 떨어지면
이를 보완해야 한다.
만약 불승인 결정을 받는다면 영업정지를 거쳐 청산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동서 고려증권이 그랬고 산업증권이 같은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일정이 다소 빨라질수도 있다.
외국자본을 유치하려면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금융시스템을 원상복귀시키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 높기 때문이다.
금감위는 이같은 의견을 반영, 5개 은행을 당초 일정보다 1개월여 이상
빨리 자산부채이전 방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경영개선 계획서 제출기한이 1개월정도 단축될 가능성도 있다는게 일부
증권관계자들의 시각이다.
<> 판도변화 전망 =증권사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업계의 밑그림이 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먼저 안전성이 증권투자자들에게 강조되면서 증권업계의 차별화가
진행중이다.
동서 고려증권이 망하면서 주식투자자들이 대우 LG 현대 삼성 등 대그룹계열
증권사로만 몰려갔다.
수익증권도 이들 증권사가 싹쓸이하고 있다.
현재 대형증권사들은 10조~13조원의 수익증권 수탁고를 기록, 은행의 경쟁
상대로까지 부상했다.
대그룹계열 이외 증권사는 특정부문의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선물에 특화, 현재 시장점유율을 21%수준으로 높여 부동의
1위자리를 굳혔다.
동양증권의 경우 국공채 부문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으며 동아증권은
채권전문 증권사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대형증권사든 아니든 과거처럼 주식약정에 의존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이미 한국증시의 큰손으로 떠오른 외국인은 국내 증권사에 매매의뢰를 거의
하지 않는다.
주가마저 폭락, 주식에서 기대할 것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미국의 사이버증권사인 E-trade마저 상륙할 예정이어서 경쟁상황은
갈수록 격화될 수밖에 없다.
국내 증권사들이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된다.
< 박준동 기자 jdpowe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