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금융사들이 생존을 위한 장기적인 비전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앞으로의 변화된 금융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새로운 업무영역 개척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기 때문이다.

살아남은 14개 종금사들은 "실질적인 구조조정작업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1차 구조조정의 험난한 벽을 통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안도할 처지가 못된다는
얘기다.

현재 종금사는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외환업무를 사실상 중단했다.

기업어음(CP)매매업무로 대변되는 단자업무에 대한 주도권도 증권사로
넘어갔다.

대대적인 변신없이는 은행과 증권 보험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재편될
금융환경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이에따라 종금사들은 투자은행(Investment Bank)화하거나 단기금융이나
지역금융기관으로 업무영역을 특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종합금융경제연구소도 최근 "종합금융회사 발전전략" 보고서를 통해
국제금융 리스 등 기존 종금사 업무가 크게 위축된 만큼 단기금융과 같은
비교우위에 있는 업무를 적극 개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종금사의 위기를 <>계속되는 기업구조조정으로 인한 자산건전성
악화 <>증권 은행 등 CP취급기관 확대에 따른 CP시장 주도권 상실 <>대외
신용도 추락으로 외화도입 곤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규제로
인한 자금운용 제약 등으로 꼽았다.

앞으로 초단기 운영자금 지원및 유가증권 중개, 위험과 수익성을 고려한
자산관리, 경영컨설팅 등의 틈새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외국금융기관과의 합작을 통해 설립됐거나 5대 그룹이 대주주로 있는
종금사는 투자은행으로의 방향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모든 기업관련 금융을 포괄적으로 취급하는 금융기관으로 살아남겠다는
구상이다.

또 단기금융부문으로의 특화를 고려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국제업무를 포기하는 대신 CP시장에서의 핵심적 역할을 되찾으면 자체
생존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나라 대한 중앙종금 등 투자금융사에서 전환한 종금사가 적격이란 분석이다.

이와함께 지방 종금사들은 비교우위에 있는 지방자치단체및 지역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서비스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종금사들의 생존이 걸려있는 이같은 변화 움직임은 앞으로 금융시장 재편
속도에 따라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물론 정부가 IMF(국제통화기금)와의 합의에 따라 지난해말부터 추진해온
인위적인 종금사 구조조정은 사실상 막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총30개사 가운데 16개가 문을 닫았다.

살아남은 종금사의 경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정상화계획 이행과정을
점검받아야 하는 과정이 남아있기는 하다.

98년 6월말 BIS 자기자본비율 6%, 99년6월말 8%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또 유동성 확보, 내부 리스크 관리, 인력및 조직감축 상황 등에 대해서도
점검받게 된다.

이같은 생존을 위한 기본 요건을 맞추지 못하면 존립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현재 점검작업을 진행중인 금융감독위원회는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추가로 퇴출되는 종금사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김수언 기자 soo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