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태평로 삼성본관 빌딩.27층인 이 건물에 얼마전 삼성 계열이 아닌
회사가 하나 입주했다.

18층 동편 사무실에 들어선 (주)편리한세상이 바로 그 회사다.

직원은 박순임 사장등 모두 15명.

이들은 원래 삼성물산 직원들이었다.

그러나 지난 6월 회사 구조조정과정에서 별도 회사로 분리되는 바람에
새로운 회사 직원으로서 삼성빌딩에 근무하고 있다.

이들이 하는 일은 삼성물산 직원들의 의료보험 등 각종 보험관리업무,
자사주 관리업무 등.

삼성물산은 총무업무 일부를 이들에게 맡김으로써 조직과 인원을 그만큼
줄이는 효과를 거두었다.

"핵심사업 외에는 독립시킨다는게 회사 방침이지요.

특히 관리 총무업무는 가능한한 분리시킬 계획입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무역 건설부문에서도 일부 부서를 MBO방식으로
독립시키고 있다고 소개했다.

무역부문의 경우 지난 6월 물류사업부서를 (주)로지텍으로 독립시켰다.

물류사업부에 근무하던 직원 17명으로 하여금 자본금 5천만원의 회사를
설립토록해 업무를 그대로 맡겼다.

건설부문도 마찬가지다.

이달초 컴퓨터 그래픽과 전자출판을 담당하는 부서를 (주)삼건베리클이라는
법인으로 분리했다.

자본금은 8천만원으로 이태철 사장이 60%, 직원 12명이 40%를 출자했다.

삼성으로부터 독립한 이들 회사는 다른 회사들과 차이가 있다.

생산부서가 아니라 모두 서비스부서에서 독립했다는 점이다.

그런측면에서 이들은 아직까지 친정회사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서비스의 질은 삼성물산소속으로 있을 때보다 높아졌다는 평가다.

직원들에게 친절하며 업무도 보다 신속하게 처리한다고 한 관계자는
귀띔했다.

동료로서가 아니라 서비스회사의 직원으로서 업무에 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물산도 이들 회사가 홀로서기를 할때까지 사무실을 무료임대하는 등의
혜택을 주고있다.

삼성이 이들 부서를 MBO방식으로 독립시키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편리한세상의 경우 삼성은 2년전에 서비스센터라는 조직을 만들어 현재
하고있는 업무를 맡겼다.

말하자면 2년여동안 서비스센터라는 예비조직을 육성해오다 이번에 완전히
독립시킨 것이다.

MBO를 하기위해서는 이렇듯 많은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 박주병 기자 jb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4일자 ).